안녕! 나의 혼수 장롱
공간을 포기할 정도의 물건인가요?
12자짜리 장롱이 우리 집에 있다.
12자는 너무 크니 10잔 반으로 맞추었는데 가구점에서 실수로 주문을 못 넣었다고 12자를 10자 반으로 주겠다고 해서 받게 된 12자짜리 혼수 장롱이다.
서랍이 중간에 있는 심플하고 신기한 장롱.
집 보러 오는 사람마다 빌드인 장롱이냐며 묻곤 했다.
이쁘다고 다들 탐내 했다.
다행히 지난 7년간 12자 장롱이 맞는 집에서 살아
당연히 이사 가게 되면 가지고 가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사 갈 집에는 12자가 안 들어간다.
양쪽을 분리해서 놓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가지고 갈만한 가치가 있을까?
갈 집에는 작은방 벽면이 다 빌트인 장이었다. 옷을 조금 더 줄이면 세 식구 옷+이불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버리고 갈래, 장롱
이불 수납과 내 옷이 많음을 신랑이 얘기했다.
내 옷은 조금 더 비우겠다 했다. 이불은 매도인에게 어디에 수납하시는지 여쭤봤다.
빌트인 장에 다 가능하다고 하셨다. 걱정되는 문제들은 해결 가능한 문제들이다. 비우기만 하면 된다.
"누구에게 줄까?" -두 가지 제안책
1. 새로 이사 올 매수인도 장을 마음에 들어했으니 빌트 인장처럼 쓰시라고 의견 묻기.
2. 필요한 친척에게 주고 가기.
우선 필요할 것 같은 친척에게 전화를 했다. 바로 이동수단을 알아봐서 가지고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직 멀쩡하고 깔끔한 장롱에게 새 주인을 찾아주어 다행이다.
이사 갈 집이 벌써 한 뼘 넓게 쓸 생각에 신이 난다.
나는 물건이 주는 소유의 만족감 보다 공간의 여유로움이 더 좋은 사람으로 탈바꿈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