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천 두견주 이야기
우리나라에 유명한 설화가 얼마나 많습니까? 홍길동도 있고 장화홍련도 있고 심청이도 있잖아요. 그 이야기들과 면천 두견주 이야기의 차이점이 어디겠습니까? 그 이야기들에는 스토리만 있지만, 면천 두견주 이야기에는 증거가 되는 현장이 있다는 겁니다.
아미산은 당연히 있고요, 복지겸 장군의 묘와 은행나무, 지금은 그 물을 사용하지 않지만 안샘도 존재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없는 것은 산신령 정도예요. 그건 어쩔 수 없쥬. 이만하면 진실성이 있지 않습니까? 진달래는 옛날부터 약재로 사용했습니다. 기관지 염이나 진해 해소 같은 것에 효험이 있었다고 합니다.
진달래 꽃은 보름정도 핍니다. 이때 빨리 꽃을 따서 꽃술을 제거한 후에 말려서 술에 사용합니다.
술에는 단맛도, 쓴맛도, 잘 헤아려보면 짠맛도 있어요. 그야말로 ‘오미’가 갖춰져 있죠. 그런데 여기에 진달래를 너무 많이 넣으면 밸런스가 깨집니다. 진달래 꽃은 시큼한 신맛을 강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맛이 있을 정도의 양을 가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동네는 원래 술이 유명합니다. 근처에 막걸리 공장만 50개가 넘습니다. 하지만 두견주는 여기뿐입니다. 두견주는 9월, 10월에 담근 것을 최고로 칩니다. 옛날에 주막에서 두견주를 먹고 닷냥을 계산했는데 주모가 충청도 사투리로 뒤에서 ‘그거 9월에 담근 건데......’ 이렇게 손님만 들리게 구시렁거리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닷냥을 더 내어줬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그때 만든 술이 좋습니다. 지금 드시고 있는 것이 그 시기에 만든 술입니다.
물과 불이 섞인 것이 술입니다. 수와 불이 섞였다고 해서 ‘수불수불’하다가 ‘술’이 됐다고 하죠. 그래서 술을 마시면 물 불을 가리지 않게 됩니다. 진달래가 아무리 몸에 좋다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좋지 않아요. 적당히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