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그 순간부터, 당신은 이미 작가.
사실 나는.
내 안의 나를 찾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늘 이유 모를 답답함과 화가 차올랐다.
대체 무엇이 나를 이토록 옥죄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 족쇄가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만 같아
그 실체를 알아내고 싶었다.
한동안은 내가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나를 멈칫하게도 했지만...
작가처럼 잘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글이 막힘없이 적히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자전적 소설이다 보니, 비교적 소재에 대한 막힘은 없었다.)
시즌1을 쓰는 내내 너무 행복했다.
남편말에 의하면
내 눈빛이 초롱초롱 반짝반짝 빛난다나...?
글쓰기가 이렇게 나를 자유롭게 해 줄 수 있구나!
라며, 감탄의 나날들을 만끽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즌1을 연재 종료한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글쓰기'라는 행위.
그 자체에서 자유로워지는 대신, 새로운 굴레에 갇히고 말았다.
브런치 통계를 들여다볼 때마다
치솟는 조회수 그래프와 '하트' 숫자에 연연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브런치 메인에 내 글이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더 초라한 마음을 들게 했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남편에게 브런치 근황을 브리핑했다.
" 오빠, 브런치 메인에 내 글이 안 떠. 완독률 높은 브런치북에는 계속 나오는데... "
" 완독률이 높은 건 가능성이 있는 거지? 그렇지? 그런데... "
내 나름의 원인 분석과 함께 쏟아내던 투정이
어느새 '그만 쓸까?' 하는 지친 한숨으로 바뀌어 나왔다.
잠자코 듣고 있던 남편에게서
오늘은 또 어떤 현실적인 답이 나올지,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그의 입술만 응시했다.
뭐지?
내심 위로의 말을 기대하고 있었던지라
무방비 상태로 뒤통수를 망치로 맞은 듯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너무나도 부드러운 톤으로 말한탓에
기분 나쁠 새도 없이
다음 멘트가 내 귀에 박혔다.
아! 머리가 번뜩이는 기분이었다.
틀린 말이 하나 없었다. 반박할 여지조차 없이
정확한 지적이었다.
그리고 그의 다정한 웃음과 함께 세 번째 랩이 쐐기를 박았다.
아!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역시 나의 다정한 제갈공명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