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을 끄고 침대에 누우세요!
요즘 나의 글쓰기 루틴은 이렇다.
커피를 내린다. 노트북을 연다. 뭔가 쓸 것처럼 자세를 잡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게 끝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커피는 식고, 마음은 불안해지고, 문장은 한 줄도 안 써진다.
갑자기 눈에 들어온 묵은 먼지들이
매혹적으로 다가오며 대청소를 부른다
이윽고 화분에 물을 준다.
갑자기 유튜브 알고리즘이 '오늘은 꼭 글을 써야 해요'라고 나를 채근한다.
이럴 때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왜 글을 쓰기로 했을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왜 스스로 이 고통의 골짜기로 걸어 들어왔을까.
아무리 궁금해도 답은 없다. 그냥 또 커피를 한 잔 더 내린다.
머리 위에 물음표만 한가득 떠있다?!
옆에 있던 제갈공명 씨가 한마디 툭 던진다.
내가 글쓰기를 한 이후로,
우리의 환장의 티키타카는 수시로 발발하고 있다.
안 그래도 작은 눈을 더 게슴츠레 뜨며 쏘아붙였다.
제갈공명 씨의 커다란 눈에서 동공 지진이 일어난다.
화산 폭발 위기를 감지한 눈치 빠른 공명 씨가 아름다운 수습을 시도한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제 할 말은 하는 공명 씨다...
순진한 나는 또 이렇게 어물쩍 넘어간다.
그래, 소설가 김영하 작가님이 말씀하시길...
'글이 안 써질 때는
전화도 끄고 불도 끄고 인터넷도 끄고 침대에 그냥 가만히 누워있어라.
글은 작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내가 원치 않더라도 언젠가 그들(소설 속 주인공들)이 여행을 떠날 거고,
나중엔 그 뒤를 따라가기만 해도 버거울 것이다'
잘 쓰는 사람도 멈춘다.
창작의 신도 가끔은 뻘짓을 한다.
아..!
안 쓰고 그냥 눕기엔, 갑자기 글이 너무 쓰고 싶어진다.
이 얼마나 모순된 마음인가...
아... 다음엔 뭘 쓰지?
여러분 글이 안 써질 땐,
핸드폰 끄고 침대에 누워보세요~
어차피 안 쓰면 더 쓰고 싶어지니까요.
혹시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지금 뭘 써야 할지 몰라서 제 글을 읽고 계신 건 아니겠죠?
뭐든, 그냥 시작해 보세요.
다음 화에서는 글쓰기 루틴을 적어볼까 합니다. 생각 안 나면 PASS~

글감이 막힐 땐 작가의 글을 정주행 해보시는 걸 강력 추천해 드립니다.
혹시 아나요?
탁! 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를지?!

#글 못 쓸 때 쓰는 글 #작가이지아 #곧 출간작가 #나도 김은희 #나도 김은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