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크 Sep 07. 2024

<Perfect Blue>

어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확신(또는 거의 확신에 가까운)에 대한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확신(또는 거의)'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대부분 그걸 느낌(촉)에 의지하기 마련인데, 그건 경험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내가 봐온 게 있는데', '내가 나이가 몇 갠데' 등의 표현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때론 그 느낌을 천부적인 것(내 느낌은, 내 눈은 틀린 적이 없어!)으로 이야기하는 이도 있지만. 어쨌든, 그런 말들을 하는 이들은 지금 봐도 어떻게 저렇게 확신(또는 거의)을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어제 그러고 싶었던, 무엇이든 확신에 찬 행동을 하고 싶었던, 과거의 내가 저질렀던 실수와 상처를 줬던 일들이 떠올랐다. 이후 나는 세상은 여러 층들이 겹쳐있는 것이며 때론 많은 것들이 굴절되고 반사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애를 썼다. 어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노력들이 사라진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1997.


keyword
작가의 이전글 <파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