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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Jan 31. 2019

황토길 업다운의 매력  유명산 라이딩

황토길과 억새 그리고 푸른 하늘 2019.1.26


흡사 서부의 황량함이 연상되는 모래 먼지. 무심히 널브러져 있는 굵은 돌들. 황토색의 거친 야생의 분위기. 임도 라이딩과는 또 다른 매력의 유명산을 일 년 만에 다시 찾았다.




일시 : 2019.1.26

코스: 용천리 설매재 정상 배넘이산장 옆 들머리 ~  황토길 ~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 유명산 정상 원점회기 10km

자전거 : MTB


극한 업힐의 대명사인 설매재 정상엔 유명산 라이딩 들머리가 있다. 보통 아신역에서 출발해 설매재를 힘들게 올라 유명산으로 들어가지만 오늘은 설매재 정상 배넘이 산장 앞에 차를 세우고 바로 유명산을 향했다. 일 년 전 약간의 임도 경험밖에 없었던 나에게 유명산은 힘든 여정이었다. 물론 이번에도 만만한 코스는 아니지만 일 년이 지난 지금 조금이나마 더 여유가 생긴 것이 다행이었다.


일 년 전,  눈 덮인 설매재 정상과 유명산 들머리. 배넘이산장 안내견도 보인다

처음은 완만하다. 돌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오르다 보면 돌들이 많아지고 경사도 가팔라진다. 얼마 전 앞 체인링 중 28T짜리를 26T로 교체했다. 확실히 업힐이 수월하다. 업힐 시 기어의 갈증은 라이더라면 누구나 동감할 것이다.  2T의 위력, 생각보다 컸다. 그 덕분에 골도 깊고 돌도 많은 오르막을 무정차로 올라 첫 번째 뷰포인트까지 금세 도착했다.


첫 번째 뷰포인트 전경

이제부터 슬슬 황토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위로 푸른 하늘도 펼쳐진다. 황토색과 눈이 시릴 정도의 푸르름. 둘의 극명한 대비에 흰색의 억새까지 어우러져 근사함이 배가된다. 자연이 만들어 낸 작품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까지는 세 번의 심한 업힐이 있다. 만만치 않다. 끌바도 힘들다. 그래도 실력자들은 그 언덕을 무정차로 다 오른다.


첫 번째 황토길
두 번째 황토길
세 번째 황토길
두 번째 뷰포인트에서의 전경
억새의 장관
저 멀리 보이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 누군가 방금 날아올랐다

겨울이지만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더러 있다. 창공을 나는 것이나 자전거로 산을 누비는 것이나 둘 다 익사이팅한 경험이다. 다양하게 자연을 즐기는 모습.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

유명산 정상이 가깝다. 마지막 업힐이 남았다. 여기는 아찔한 경사에 골도 깊고 돌도 많아 다들 끌바를 하는 구간이다. 힘든 끌바를 이어가다 마침내 862M 유명산 정상에 도착했다.


유명산 정상 표지석
유명산 정상

계곡으로 올라온 등산객 틈 사이에서 잠시 쉬고 이젠 하산이다. 오른 만큼 내려가야 한다. 황토길 다운은 업힐만큼이나 어렵다. 초보들은 천천히 힘들게 다운을 하지만 고수들은 황토 언덕 세 개를 단숨에 내려간다. 바로 옆에서 시작한 동료의 모습이 벌써 까마득하다. 나는 언제쯤 그렇게 할 수 있을지.


고수의 황토길 다운힐


황토길 다운이 끝나도 내리막은 계속된다.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지만 돌은 많다. 양발을 평행으로 놓고 살짝 엉덩이를 든 채 안장을 허벅지로 조이며 내려가면 안정된 다운을 할 수 있다. 일 년 전에 비해 한결 편안하다. 조금이나마 나아진 모습에 스스로 만족한다. 이렇게 좀 더 내려가 오늘의 라이딩을 마무리한다.  


유명산 라이딩은 좀 짧은 듯하지만 힘든 황토길 업다운이 여러 개 있어 결코 만만치 않은 코스이다. 그래도 산속 라이딩은 겨울이 제격이다. 산속에는 바람이 없으므로 의외로 춥지 않아 웬만한 날씨에도 라이딩이 가능하다. 겨울철 로드를 쉬는 대신 MTB로 산을 누빈다. 로드 vs MTB, 맛은 틀리지만 둘 다 재밌다. 한 달여 남은 이 겨울 MTB로 산을 찾을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하다.


다운힐
다운힐
일 년이 지난 지금, 배넘이 산장 안내견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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