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인생의 정산 스토리, 그리고 또 제주도
정신 차려보니 벌써 2월입니다.
제주도를 다녀온지도 한 달이 넘었습니다.
정신없이 보낸 1월이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는 항상 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한지도 7년 차입니다.
제대로 갖추어 지지도 않고 언제나 시간은 부족했고
쫓기듯이 일을 했던 7년 이였던 것 같습니다.
서른 때도 그랬고,
서른하나 인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결심을 했습니다.
매번 생각만으로 그쳤던 것 들을
구체화하고 실체화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도전입니다.
실패를 바라보고 도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실패를 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게 지금이 아닐까 하여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에 생각이 참 많아집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나를 되돌아보니 참 많이 휩쓸렸던 것 같습니다.
내 인생인데 누군가의 조언이나 말에 맹신하여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 조언이 결코 진리가 아니었는데 진리인 줄 알고 살아왔습니다.
결국엔 남는 건 상처였습니다.
상처가 흉이 되어 내 몸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는 조언은 조언으로 남기고
누군가의 휩쓸림에 휩쓸리지 않는
내 인생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나가고 싶습니다.
제가 걸어갈 도전의 길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런 생각 없는 것이 힐링>
플레이스 캠프 제주에서의 첫 아침입니다.
전날 과식을 끝으로 잠이 들어 속이 좋지 못했지만
기대했던 플레이스 캠프 제주의 조식.
일찍 눈을 떠 샤워 한번 하고 밥 먹으러 스텝밀로 갔습니다.
조식 메뉴는 제육덮밥과 우동 이였습니다.
든든하고 맛있는 아침식사였습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하루마다 숙소를 옮겨가며 제주도 한 바퀴를 도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만족했던 플레이스 캠프 제주.
하루 더 묵기로 했습니다.
하루 더 묵는 김에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더 좋은 방에 묵기로 했습니다.
높은 층에 성산일출봉이 더 잘 보이는 방으로 묵고 싶어
카운터에 물어봤더니 2시 이후에 높은 층으로 체크인할 수 있다고 하여
짐을 맡기고 일단 나왔습니다.
항상 제주도에 오면 가는 카페가 있습니다.
성산일출봉 앞 스타벅스입니다.
성산일출봉 앞 스타벅스 2층에서 바라보는 성산일출봉의 장관이 정말 멋진 곳입니다.
아메리카노 한잔 시켜놓고 2층으로.
매번 앉던 그 테이블 그 자리에서 아메리카노 마시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들었습니다.
생각에 생각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답은 아는데 행동이 안 되는 것들.
행동은 되는데 답이 안 나오는 것들.
누군가에 대한 미움.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
이런저런 복합적인 생각으로 머릿속에 가득 찹니다.
머릿속을 비우기엔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이 제 몸을 휘감고 있습니다.
언젠간 이 모든 상념들이 정리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상념과 커피 한잔으로 하고는 우도를 가기 위해서 성산포항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우도는 걷기 좋은 길이 있는 곳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걷기에 우도 만한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멋있고 맛있는 카페가 많은 곳입니다.
하늘은 파랬지만 바람은 세차게 불었던 우도 가는 길.
우도까지는 15-20분 정도 걸립니다.
우도를 오고 가는 배편은 30분 주기로 있습니다.
우도에서는 전기자동차를 타고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작지만 큰 우도를 다니기에는 전기자동차만 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우도에 내려서 또 걷고 걷기.
그러다가 마주친 백사장은 너무 이뻤고 물도 맑았습니다.
걷고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러다 우도 한가운데를 가로질러서 도착한 카페.
블랑로쉐 입니다.
블랑로쉐가 인기 있는 이유는 정말 멋진 바다를 볼 수 있는 뷰가 있기 때문입니다.
도착했을 때 역시 바다 뷰를 볼 수 있는 자리에만 사람들이 앉아있었습니다.
오래 걷고 마시는 라떼인지라 맛있게 마셨습니다.
라떼를 마시고 나왔는데
바람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걷기가 힘들 정도로 바람이 불고 파도도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혹시 폭풍주의보 때문에 우도를 나갈 수 없을까 라는 생각에
급히 선착장까지 갔는데 다행히 배는 운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배를 타고 우도를 빠져나와 플레이스 캠프 제주로 컴백.
체크인을 하고 룸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오자마자 성산일출봉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디에 가려지니 않은 온전한 성산일출봉을 볼 수 있는 방이었습니다.
멍하니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될 것 같은 뷰였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다가 잠깐 잠들었습니다.
잠들었다가 눈을 떴을 때 봤던 성산일출봉의 모습도 역시나 멋졌습니다.
잠도 깰 겸 노트북을 들고 도렐로 와서
너티클라우드 한 잔 마시면서 나른한 오후를 즐겼습니다.
커피를 마시곤 룸으로 돌아와 또 잠이 들었습니다.
어둠이 내린 저녁에 일어나
플레이스 캠프 제주 바로 앞 음식점에서 먹었던 갈치조림은 맛있었습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지금 와서 돌아보면 재미는 없었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어려울 정도)
1년 만에 찾은 제주도였지만 비우고 힐링하는 여행이라
그때그때 먹고 싶거나 가고 싶은 것을 하면서 내 마음대로 살아보는 여행이었습니다.
먹고 자고 걷는 이번 여행.
정말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