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지그재그 브랜드 캠페인 이야기
지그재그 갑자기 호감도 떡상, 저 세상 힙함, 지그재그 천잰데, 모델 너무 찰떡, 마케팅팀 박수받아야 할 듯, 섭외 한수 위다, 돈쭐 내줘야 된다
지난 4월 12일 지그재그 공식 유튜브에는 "얘, 지그재그야 이거 잘못 올린 거 아니니?"라는 영상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윤여정 배우가 등장하는 이 13초짜리 영상은 이틀 만에 100만 조회 수를 돌파하고 순식간에 댓글이 수백 개가 달리는 등 파장을 일으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030이 많이 쓰는 쇼핑 앱 모델은 20대나 30대가 하는 게 불문율처럼 자리 잡고 있는데 70대 윤여정 배우가 지그재그 모델이라니요. 아니 자세히 알아봐 진짠가!!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은 지난해 '2천만 다운로드' 지표를 강조하는 TV 광고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지그재그는 2020년 거래액 7500억 원을 달성하며 여성 패션 플랫폼 1위를 굳건히 유지했고요. 직원은 100여 명에서 200명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앱 다운로드는 그 새 1천만이 늘어 올해 4월을 기점으로 누적 3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어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쇼핑 앱이 된 겁니다.
크로키닷컴은 올해 브랜드 캠페인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브랜딩그룹의 영선님은 "작년엔 첫 광고였던 만큼 규모감을 이야기해야 했지만 이번엔 진짜 우리가 말하고 싶은 '지그재그 정신'에 대해 이야기해야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브랜딩그룹 가영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그재그를 알고 있으니 이번에는 '패션 쇼핑의 본질'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에 패션이 개인에게 주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솔직하게 전달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패션의 가치. 누가 말해야 가장 효과적일까요? 광고대행사의 제안에 지그재그 브랜딩그룹과 경영진 모두 만장일치로 윤여정 배우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삶'이 '스타일리시' 그 자체인 윤여정 배우가 지그재그에 대해 얘기하면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패션과 인생에 대한 메시지에 힘과 진정성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에 모두가 동의한 것입니다.
지그재그 팀의 일하는 방식 중 '왜? 에서 시작합니다'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함인데요. 영선님과 가영님은 광고 문구를 논의하면서 왜 윤여정이어야 하는지, 윤여정 배우가 이번 브랜드 캠페인에서 무슨 가치를 어떤 말투로 전달해야 효과적일지 생각했습니다. '삶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니까 남 눈치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하자'는 지그재그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광고 문구를 위해 고민한 것이죠.
가영 : 배우의 평소 언어로 이야기하기 위해 카피에서 브랜드명을 아예 배제했어요. 이건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지그재그를 안다는 전제가 있었기에 이번 광고를 만들 때 더 자유로울 수 있었죠.
영선 : 사실 중간에 한 번 욕심부려서 광고 카피에 지그재그에 대해 언급하는 걸 해봤는데, 이대로면 망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브랜드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를 뺐습니다.
가영 : 대신 광고대행사와 함께 윤여정 배우에 대해 깊이 팠어요.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했던 모든 말들을 살펴보며 연구했죠. 실제로 광고에 나온 카피들 중 윤여정 배우가 했던 말들이 많아요. 그래야 메시지에 힘이 실릴 거라 생각했습니다.
영선 : 배우가 평소에 말했거나, 할 법한 말들로 광고를 채우고 나니 임팩트 있는 마지막 한마디가 고민됐어요.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요. 반말과 존댓말이 섞인 느낌이 좋을 것 같다고 대행사에서 제안해주셨던 "니 맘대로 하세요"를 "니 맘대로 사세요"로 살짝 바꿔 최종안으로 결정했습니다.
광고 완성본이 나온 후 여자 직원 10여 명으로 구성된 지그재그 브랜딩그룹에서 상영회를 가졌습니다.
영선 : 제가 원래 반응이 크지 않은데, 첫 상영회 날 정말 흥분했어요. 너무 좋다는 말을 반복해서 했습니다. 영화 보는 것 같기도 했고, 메시지가 힘 있게 잘 표현돼서 이건 진짜 대박이라고 생각했어요.
가영 : 브랜딩그룹 다 같이 소리 질렀어요. 대표님이 저희 반응에 놀랄 정도로요. 브랜딩그룹 모든 구성원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들어했어요. 윤여정 배우의 인생을 리스팩트하는 한 여성으로서 소름이 끼쳤습니다. 다른 구성원들을 포함해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빨리 공개하고 싶어서 현기증 날 정도였어요.
지그재그는 월요일마다 진행하는 전사 온라인 주간회의에서 전 구성원들에게 처음으로 모델과 티저 영상, 본편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창사 이래 구성원들의 이런 반응은 처음일 정도로 채팅창 반응이 역대급으로 폭발했는데요. 예상을 뛰어넘는 모델 선정에 이어 충격과 감동을 안겨 준 광고 영상까지. 200명이 넘는 모든 구성원들이 최고로 흥분했던 월요일이었습니다. 직원들 반응이 이렇게 폭발적인 걸 보고 영선님과 가영님은 "이번 광고 대박이구나"라고 확신했고, 실제로 이 광고는 그야말로 초대박이 났습니다.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지그재그의 광고. 그런데 영상이 다가 아닙니다. 지그재그는 유튜브에 광고 영상을 공개하고, TV CF를 진행하고, 버스나 지하철에 광고를 진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기존 고객, 예비 고객, 일반 대중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앱 업데이트 공지입니다. 기존의 딱딱한 문체에서 벗어나 앱 업데이트 공지에도 파격(?)을 더했습니다. '휴먼여정체'를 제대로 사용한 건데요. '어우 증말 고쳐도 고쳐도 자꾸 째깐한 버그가 생긴댄다', '안 지치는 게 대견해서라도 업데이트 좀 해주고 그래라 얘' 등 앱 업데이트가 생길 때마다 윤여정 배우 음성 패치를 적용했습니다. 앱 업데이트 문구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연스럽게 오르며 바이럴 된 바 있습니다.
광고 패러디 영상이 등장했을 때도 놓치지 않고 윤여정 배우의 음성 패치가 적용된 댓글을 통해 존재감을 뿜어냈습니다. 이외에도 브랜드 캠페인 진행 기간 동안 앱 내 프로모션, 이벤트, SNS 채널 등에 윤여정 배우의 말투와 사진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대중들로부터 긍정적인 평을 받았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으며 대중들의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대규모 비용이 들어가는 브랜드 캠페인이 아니더라도, 아이디어만으로 충분히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음을 증명해냈습니다.
지그재그는 쇼핑 앱 모델을 20대가 한다는 편견을 깼습니다. 시니어 모델 트렌드를 만들고, '할매니얼' 트렌드를 이끌었습니다. 시대가 원하는 메시지를 이야기하는 가장 힙한 브랜드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오픈서베이가 발간한 <MZ세대 패션 앱 트렌드 리포트 2021>은 지그재그의 브랜드 캠페인 효과를 잘 설명해 줍니다. 최근 광고를 진행한 패션 앱 3사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이 리포트에 따르면, 지그재그의 광고 모델 인지도는 93%로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브랜드와 광고 모델의 어울림에 대해서도 이용자의 49%가 지그재그와 윤여정 배우에 대해 '매우 잘 어울린다'를 뽑으며, 30%대에 머무른 타 서비스 수치를 월등히 앞섰습니다. 브랜딩 그룹의 영선님은 "여성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브랜드명 및 브랜드 이미지와 잘 연결한 결과 인지도 조사 수치가 높게 나타난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윤여정 배우와 함께한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서비스에 대한 이미지 변화, 구입 의향 등에도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당 리포트에서 지그재그 광고 모델을 통한 앱의 이미지가 '매우 긍정적으로 변했다'라고 답한 비율은 총 41%로, 이 역시 10% 후반대에서 20% 초반대인 타 서비스 대비 상당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광고를 본 후 '매우 구입 의향이 생김'도 33%로 패션 앱 중 가장 높게 조사됐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지그재그의 지표 상승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그재그는 올해 4월 말을 기준으로 누적 다운로드 3천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윤여정 배우의 오스카상 수상을 기념해 진행한 쿠폰 이벤트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지그재그 론칭 이래 최고의 일간 사용자 수(DAU) 및 일 거래액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5월 월간 사용자 수(MAU)는 3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4월 전체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58% 상승했고, 5월 거래액도 작년보다 41% 늘어났습니다. 브랜딩 그룹 가영님은 "주요 지표가 상승한 것도 의미 있지만, 센세이셔널한 모델 발탁과 동반한 세심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숫자로는 측정할 수 없는 화제를 낳으며 장기적 관점에서의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가 동반 상승한 점을 가치 있게 보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여정 배우 모델 발탁 건을 외부에 알리던 시기와 맞물려 지그재그가 국내 IT 기업 카카오의 자회사로 합류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보도되기 시작했습니다. '아, 그래서 윤여정 배우가 모델이 되었구나'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1030 여성 타깃 패션 앱인 지그재그가 전 국민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와 만나 시니어 패션까지 확장하기 위해 윤여정 배우를 모델로 썼다는 해석이죠. 시기적으로 충분히 이런 해석이 가능합니다만,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지그재그가 윤여정 배우를 모델로 발탁한 건 서비스의 연령대 확장과는 관련 없습니다. 지그재그는 윤여정 배우만이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와 그 메시지에 담긴 진정성에 집중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온 윤여정 배우의 삶처럼, 패션이든 인생이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게 잘 어울리는지 직접 시도하며 시행착오를 겪어야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 저마다의 고민들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그재그는 위로와 희망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지그재그는 쇼핑을 편하게 하고, 다양한 옷을 둘러보는 즐거움을 주며, 그 속에서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고, 그 옷이 하루의 자신감을 선사한다는 서비스의 비전과 가치를 강조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지그재그는 패션의 가치에 집중하며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에 걸맞은 브랜드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누구나 지그재그와 함께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 찾길 바랍니다. 패션도 인생도 어차피 왔다 갔다, 지그재그 하는 것이니까요.
입고 우기면 돼. 별거 없어. 그냥 계속 왔다 갔다 사는 거지. 그러니깐 니네들 맘대로 사세요.
옷 입는데 남의 눈치 볼 거 뭐 있니? (윤여정 x zigz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