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6. quit smoking

새벽에 또 담배한테 졌다.

by 윤종혁

새벽 2시... 모두가 잠든 시간에 잠이 깼다.

일어나 물 한잔 마시고 책상에 앉아본다.

새벽이라 그런지 너무 조용하다 못해 내 기침 소리가 이 고요한 적막을 깰까 조심스럽다.

잠이 싹 달아난 지금 이 새벽에 뭘 해야 할지 망설인다.


그러다 슬금슬금 그 생각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온다.

그것은 바로 담배 한 가치!

담배 안 핀지 4일 차에 접어들었는데 이 새벽에 담배와 쉽게 타협을 보고 만다.

오늘 새벽에만 피우고 다시 금연 시작하자 하고 말이다.

잘 버텨왔는데 지금 피우면 그 며칠간 했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이 시점 안타깝다.


일상에는 일할 때, 또 담배 생각이 가장 강렬한 식후에도 며칠 잘 견뎌 왔는데 이 새벽에 왜 쉽게 허락했을까?

아마 이 고요한 새벽이 주는 압박감이 견디지 못해서 일터이다.

다들 잠이 들고 있는 이 시간 소리 내어 책을 읽고 싶은데 혹시나 이웃에게 피해 갈까 조심스럽고 tv 보기도 뭐 하고 혹시나 화장실에 소변보러 가는데도 상당히 조심스럽고 말이다.

이 조용한 새벽의 적막이 깰까 뭘 할 수가 없다.

아. 오늘 이 새벽에 왜 잠이 깨어가지고 이렇게 고민을 해야 하는지...


방금 밖으로 나가 기어코 편의점에 가는 수고를 마다하고 담배 한 갑 사서 한대 피우고 들어오는 길이다.

만! 족! 스! 럽! 다!

마치 얼굴에 화색이 도는 것처럼 느껴지고 이 새벽에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고 며칠간 참느라고 잔뜩 한 긴장도 풀어지는 것 같고 너무나 만족이다.

서태재의 노래 중 [죽음의 늪]이 생각난다.

그 노래의 가사 일부분인 "벗어나려 해도 이젠 소용없어

늦어버린 거야 야이야, 우워어어" 하는 가사가 내 상황과 딱 맞는 듯하다.


그러나 이 새벽이 미워지기 시작한다.

며칠 동안 금연하고자 하는 내 의지와 담배의 유혹과의 팽팽한 대립을 잘도 지금껏 잘 견뎌왔는데 말이다.

진짜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이 새벽이 뭐라고 이리도 쉽게 내 의지를 무너지게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 모든 긴장을 놓게 하는 시간이고 잠에 깬 상태라 약간의 판단 미스(?)가 나지 않았을까?


새벽이라 제법 춥다.

이 글 마무리하고 또 피우러 밖에 나가야겠다.

오늘은 비록 금연에 실패를 했지만 포기는 않을 것이다.

아침이 다가오면 담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다시 금연 시작해야지.


금연시도 계속할 것이다.

담배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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