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7. 돈 지출 이제 그만!

또 충동구매를 했습니다.

by 윤종혁

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에 여유롭게 쉬고 있는 틈에 지름신이 훅 들어와서 티브이영화 사운드를 풍부하게 해 줄 고가 스피커를 주문하고 말았다.

평소 이 스피커를 그렇게 사고자 했던 것은 아니고 갑자기 머릿속에 떠올라서 없는 돈 걱정도 하지 않고 일사천리로 사버렸다.

근데 몇 분후 다시 정신을 차리고 주문한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주문취소를 하려고 하니 웬걸 벌써 상품 준비 중이라서 취소가 안될 수 있단 안내에 그만 또 마음이 약해져 '에이 그냥 사버려'라는 유혹의 목소리에 내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내가 지향하는 생활형태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헌데 요즘 들어 부쩍 무리한 지출이 잦아들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는데 아마 내 평생 살아오기를 식구들이 내가 필요한 걸 부족하지 않게 해 줘서 풍족하게 살아온 덕택에 돈 없음의 쓴 맛을 경험하지 않아서 때문인가 싶다.

생각으로는 혼자 사는 집에 꼭 필요한 물건만 갖추고 단순하게 꾸며놓고 살고자 하는데 지출이 많아지니 집안에 어느덧 당장 필요한 게 아닌 물건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한다.

옷만 해도 청바지만 여러 벌, 같은 스타일의 티셔츠도 칼라별 무늬별로 있고 아직 택도 떼지도 않고 입을 기회를 계속 놓치고 있는 옷도 여러 벌이다.


이번에 구입한 스피커도 사고 보니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더라.

스피커와 티브이를 이어 줄 케이블도 따로 사야 되고 전원코드 꽂을 자리가 없어 5구짜리 멀티 콘센트도 사야 되고 계속 무언가가 살 게 더 생긴다.

그러니 이 가짓수가 늘어난 코드들 때문에 티브이주위에 선들이 복잡하게 됐다.

내가 원하는 삶인 미니멀리즘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꼴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꼭 필요한 것만 놔두고 웬만한 건 부지런히 버렸는데 그 빈 공간이 또 다른 새로운 것으로 채워지고 있다.

혼자 살지만 평소 할 일이 많아 하루 주어진 시간이 부족한데 산 물건을 다 써 볼 시간과 기회도 없으며 늘어나는 물건들이 공간을 하나둘씩 차지하니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이제는 더 이상 지출은 안된다며 자신에게 다짐한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식으로 살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함을 느낀다.

지출되는 돈은 둘째치고 난 가볍게 살고 싶다.

내가 가져야 할 것은 노후에도 일을 할 능력을 키우는 지식이고 또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가 필요할 뿐이다.

이 물건들 가져봐야 내가 죽어서도 가져갈 건 아니지 않은가?

삶을 마감할 때는 다 놓고 가야 하는 것을 뭐 이리도 물건 사는데 집착했을까?


물건도 그렇지만 내 마음속도 가볍고 단순해졌으면 한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잃지 말고 헤매지 말고 똑바로 흔들림 없이 쭉 갔으면 좋겠다.

잡념, 걱정, 미움, 두려움 등등의 감정으로 내 마음속을 채우고 휘둘리게 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 거실을 보니 햇빛이 환하게 들어와 보기가 좋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 햇빛이 앞으로도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쓸데없는 물건들이 막는 일이 없도록 해야지.

다시 한번 내 미니멀 라이프를 위해서 쓸데없는 지출은 이제 그만둘 것을 다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