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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지 Sep 12. 2019

디자인과 학생들의 문제점

왜 다들 자신이 디자인적 안목이 뛰어나다고 자만하는가?

아이폰11 라인업이 9월 10일 (현지시간 기준)에 발표가 되면서 아이폰11 디자인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발표되기 이전에도 많은 유출이미지 및 모조품들로 인해 아이폰11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는 구설수에 굉장히 많이 오르내리기도했다.

아이폰11 발표


내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이폰11 디자인이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아이폰11 디자인을 바라보는 디자인과 학생들의 태도를 비판하고 싶다.


아이폰11이 카메라에 유독 많은 외형적 변화를 가져와 사람들에게 이슈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SNS 및 여러 포털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본 결과 '인덕션 카메라' '색은 예쁜데 디자인은 별로다'라는 식의 반응이 전반적이었다. 물론 '색은 예쁜데 디자인은 별로다'라는 말은 무슨 말인지 이해도 가지 않지만 말이다. (컬러 디자인은 디자인에 포함도 안 시키는 건지..)


구설수를 막론하고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에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므로 향후 아이폰11이 시장에 전반적으로 풀렸을 때의 반응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디자인을 전공으로하는 학생 및 프로 디자이너들에게서도 일반적인 소비자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반응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많이 놀라웠다.


'디자인'을  가장 잘못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인 '눈으로만 디자인을 속단'하려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외형적인 이야기만 하면 안된다는 것을 디자인 전공자라면 잘 염두해야 할 점이다. 허나 많은 디자인과 학생들이 외형적인 형태 및 색상으로만 '디자인'에 대해서 왈가왈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디자인에 있어서 'form'과 'Color' 'Material' 'Finishing' 들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들이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요소들이 모여 디자인을 이루고 그것이 하나의 'solution'으로써 제시된다는 것은 디자인을 배운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다른 요소들은 전혀 판단해보려 하지도 않고 오직 외형적인 것에만 집중하여 디자인을 속단하려고 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곤 했다.


또한 '디자인'을 굳이 외형적인 것에만 집중하여 본다라고 가정하였을 때에도 속단과 편견으로 보이는 행동들이 있었다.


'왜 이렇게 디자인을 하였는지'에 대한 탐구 및 건강한 비판을 하기도 전에 자신의 눈에서만 판단되는 주관적 가치를 가지고 디자인을 바라보려하는 모습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식의 속단이나 편견을 가지고 '자신들의 디자인적 안목이 뛰어나다'라는 식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디자인은 주관적이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을 배우는 사람들이 일반적인 소비자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디자인된 상품들은 디자이너가 여러 프로세스 안에서 다른 직종의 사람들과 협업을 거친 후 많은 제한들 사이에서 수정되어 나온 최선의 'solution'들이다. 생산공정에서의 제약점이나 클라이언트와의 마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나오는 '형태'들도 존재한다. 물론 그중 잘못 설계된 solution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디자인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디자이너의 의도와 브랜드의 정체성 등 여러 요소 및 디자인 환경들을 전부 따져본 뒤 디자인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것이 순서가 맞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Concept Design과 Commercial Design의 차이점을 구별하지 못한다. 허나 적어도 디자인을 배우고 전공으로 하고 있는 학생 및 프로들은 Conept Design과 Commercial Design 사이에서 발생되는 딜레마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으리라고 본다.


그런데 일반적인 소비자와 똑같이 Concept디자인의 '자극적인 디자인' '가벼운 디자인'등을 바라보며 '예쁘다'라는 단정을 짓고 현 시중에 나와있는 상품들을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Behance


현재 대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포트폴리오 사이트 중 하나인 'Behance'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물론 'Behance'에는 굉장히 뛰어난 작품들도 상당하다.


허나 문제점은 굉장히 잘 구성된 디자인들을 바라보며 디자이너의 의도나 본질은 생각하지도 않고 오직 '외형적 형태'에만 초점을 두고 작품들을 바라보며 디자인에 대해서 속단하려고 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Pinterest


'Pinterest'에서 또한 똑같이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외형적 레퍼런스는 레퍼런스에서 머물러야 할 텐데, 자신이 퍼온 사진이 어떤 류의 제품인지도 판단하지도 못하면서 해당 사진의 디자인이 좋다 나쁘다를 왈가왈부하는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디자인을 학습하는 모든 디자인과 학생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만, 여러 디자인 전공의 학생들과 협업 및 대화를 하며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들이었다.


물론 내가 산업디자인을 전공으로 하고 있어 'Product Design'을 기반으로 이야기하였지만, 다른 부류의 디자인에서도 많이 발생되는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UX / UI / Service / Branding / Fashion / Interior 등등 여러 부문의 디자인에서도 보이는 것에만 치중한 학생들이 본질은 까먹은 채 외형적인 것에만 초점을 두고 인스턴트적인 스터디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여겨진다.


내가 함부로 '디자인'에 대해 정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디자이너마다 정의하는 디자인은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겠지만, 적어도 '디자인'은 '예술'이 아니며 심미적 욕구만을 채우는 것은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현업에 종사하는 프로 디자이너들마저 외형, 스케치, 디테일 등 기술적이며 심미적인 디자인에만 초점을 두어 그것이 디자인의 전체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판국에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디자인'에 대한 건강한 비판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앞서 얘기했던 '색은 예쁜데 디자인은 별로다'라는 일반적인 소비자들과 같이 [외형 =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디자인은 그보다 총체적이며 전체를 조율하는 'Solution'적인 역할을 지닌다.


좋은 디자인의 의도를 잘 파악하여 그 의도에 맞게 사용을 한다면 우리의 삶은 좀 더 풍요로워질 것이고, 디자이너는 디자인에 내포되어있는 가치 및 의도를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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