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립중앙박물관정원과 가족공원

산책 디자이너 라니씨가 추천하는 4월의 산책코스

by 지현


얼마전까지 박물관이라면 유명한 특별전시회가 열린다고 할 때만 찾아가는 곳이었다. 아니면 여행지에서 비가 오거나 날씨가 궂어 야외활동이 어려울 때 대안이 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박물관 정원이 아름답고 산책하기 좋아서 일부러 찾아가는 곳이 생겼다. 바로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이다.

3월 말 백매화

어느 해인가 이른봄 어느날 한 선배가 박물관 정원에 진달래가 피었다고 카톡사진으로 봄소식을 전해왔다. 애타게 봄꽃 피기를 기다렸던 차에 얼른 용산박물관 정원으로 달려갔다. 세상에! 그때만해도 서울에서는 남산에서 진달래를 큰 나무 그늘에서 드문드문 볼수 있을 뿐이었고 진달래를 실컷 보려면 북한산이나 청계산에나 가서 숨차게 진달래능선에 올라야 무리져 핀 진달래꽃을 볼수 있었는데, 이곳 박물관 정원에 여기저기 진달래가 많이 피어 있어 반가웠다. 특히 박물관 광장 입구 오솔길옆과 전시관 옆쪽으로 대강당 가는 길이 온통 분홍진달래로 물들어 있었다. 여기저기 산수유꽃들과 함께 서울에도 봄이 왔음을 일찍 보여주고 있었다.

이때부터 이 박물관 정원은 계절이 바뀔때마다 꽃들의 야외전시장이 된다. 그리고 그 이후에 이 꽃길은 나의 주요 산책 코스 목록에 들어가게 되었다. 올 봄에는 이곳 뒷마당에 매화가 만개한 것을 보고 그 아래서 피크닉도 즐겼다. 그러나 그 다음 서울의 다른 곳에서 개나리동산과 벚꽃길 거닐다 오랜만에 와보니 진달래는 물론 살구꽃 복사꽃 사과꽃은 다 지고 이제는 철쭉과 모란꽃이 한창이다.

4월 말 5월 초의 모란

이곳에서 피는 꽃들을 제때에 다 보려면 매일 출근해야할것 같다. 붉은색 흰색 모란꽃이 여기저기 기와를 얹은 담장 옆에 기대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모란은 피는 시간이 짧아서 안타깝다. 그러나 그 옆에서 작약이 곧 피겠다고 꽃망울이 부풀어 있으니 다음 주를 기대해보며 거울못과 석조물정원과 미르폭포를 지나 박물관정원과 연결되어 있는 용산 가족공원으로 넘어간다.

석조물정원은 우리가 특히 좋아하는 곳으로 많은 석탑과 문인석 무인석들도 전시되어 있다. 용산가족공원은 지금 신록이 한창이다. 키큰 소나무들은 잎이 더 싱싱해지고 활엽수들은 연푸른 새잎을 뿜어내고 있다. 연못가에서 일찍 푸른빛을 보이기 시작하던 버드나무가 연못에 비치며 분수와 어울리는 풍경이 아주 운치있다. 이렇게 해서 박물관 정원의 꽃길과 용산가족공원의 산책로가 함께 우리 산책코스 주요목록에 들어가게 되었다. 장차 옆에 있던 미군부대가 완전히 이전하고 이 지역 전체가 용산공원이 된다고 하니 대도시 도심속 공원인 뮌헨의 영국정원이나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부럽지 않을것 같다. 기대된다.

(2022년4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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