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둘레길

산책 디자이너 라니씨가 추천하는 5월의 산책코스

by 지현

오늘은 어린이날이고 공휴일이다. 공휴일에는 어느 공원이든지 붐빈다. 이제 손자 손녀들도 다 커서 할머니들과 같이 놀 일 없으니 할머니들끼리 소풍 갈 수밖에.. 몇 년 전인가 어린이날이 목요일이어서 남산길을 걸은 적이 있었는데 그리 복잡하지 않아서 편안하게 걸은 적이 있었다. 오늘도 그때처럼 남산둘레길을 걷기로 한다.


남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여러 길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비교적 계단이 적고 경사가 완만하며 교통이 좋은 한옥 마을길로 올라간다. 충무로역에서 만나서 한옥마을 후문을 통과하면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남산 북측 순환도로와 만난다. 북측 순환도로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고 길이 넓어서 두세 명이 편안하게 담소하며 걷기 좋다. 연푸름으로 눈부시던 신록의 색깔이 벌써 짙어지고 있다.


이 길로 국립극장 쪽으로 가다가 남측순환도로와 만나는 길에서 타워 방향으로 좀 오르면 곧 쉼터가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찻길에서 옆으로 비껴 나 있는 남산둘레길로 들어선다. 이 둘레길은 개방되지 얼마 되지 않은 고즈넉한 숲 속 길이다. 나무들이 울창해서 도무지 우리가 도심을 걷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약간 경사진 내리막길이어서 조심해야 한다. 이 길이 끝나면 약수터가 나오고 곧 남산 야외식물원에 이른다. 하얏트 호텔에서 건너편으로 보이는 남산공원이다. 예전에 외국인들이 살던 아파트가 있던 곳이었는데 아파트는 철거되고 그 자리에 야외식물원이 들어섰다. 야외식물원이라는 이름답게 갖가지 꽃과 나무들이 심겨 있고 작은 연못도 있으며 전국 팔도에서 대표로 올라온 키 큰 소나무들이 모여 멋진 길을 이루고 있다. 팔도 소나무 단지를 지나서 좀 더 가면 피크닉 테이블이 몇 개 보인다. 여기서 점심시간을 갖고 싸 가지고 온 커피까지 마신다.


점심 후 내려가는 길은 하얏트호텔 옆길을 택한다. 차가 안 다니는 호젓한 길로 리움 미술관을 돌아서 이태원 쪽으로 내려간다. 흰 철쭉이 가득 핀 미술관 뒷마당과 정원에 전시된 조각품을 감상한 것은 오늘 산행의 덤이다. 한강진역 출입구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친다.


(2022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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