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디자이너 라니씨가 추천하는 5월의 산책코스
장미의 계절이 왔다.
요즘 서울에는 장미 공원이 많이 생겨서 가볼 곳이 많지만, 비교적 오래된 올림픽 공원 장미광장에서 장미 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오늘은 그곳으로 간다.
올림픽공원역에서는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이 정차한다. 3번 출구를 나서니 체조 경기장 쪽 광장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코로나로 인한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날씨도 좋으니 너도 나도 집을 뛰어나와 친구들 만나러 왔나 보다.
최근 이삼일 동안 날씨가 여름처럼 덥더니 오늘은 선선하고 화창하다. 공원 입구에서 공원안쪽으로 곧장 들어가지 않고 큰길을 따라 장미 광장으로 간다.
장미 광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색색가지 장미가 우리를 반긴다. 얼마 전까지 외국에서 들여오던 많은 품종을 국내에서 개발해서 심은 것이란다.
화려한 장미 광장을 돌아보고 여기저기서 사진도 찍고 나서 들꽃마루라는 표지판을 따라 올라간다. 야트막한 언덕 경사면 들꽃마루에는 지금 꽃양귀비가 한창이다. 많은 사람들이 꽃밭 가운데 들어가서 사진 찍느라고 정신이 없다. 모네의 그림을 재현이라도 하려는 듯이 화사한 의상까지 갖춰 입고 촬영하는 젊은 여성들도 보인다. 정자가 있는 언덕 꼭대기를 넘어가면 이번에는 유채꽃밭이 보인다. 이곳 유채꽃은 이미 져서 노란 꽃송이는 드문드문 남아있고 대신 푸른 잎들이 가득 차 있다.
들꽃 마루를 지나 서늘한 소나무 숲길을 통과하여 피크닉장에 이른다. 마침 우리 일행 여덟 명이 모두 앉을 수 있는 테이블 하나를 발견하여 무척 기뻐한다. 가져온 김밥 샌드위치 컵라면 떡 등등 풀어놓고 맥주 한 모금에 수다와 함께 점심시간을 즐긴다. 커피까지 끝내고 나면 어느덧 해산할 시간이 되어 다시 올림픽 공원역으로 향한다.
2022년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