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툴킷에 맨박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런데 나는 이게 아무래도 수업에 적용하기가 꺼려졌다.
잘 이해하고 싶어 몇 번을 다시 연수를 받아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불편했다.
누군가를 박스에 가두는 것도, 그 갇힌 사람에게 '남자라면 이래야지!'라는 말을 덕지덕지 붙이는 것도 그랬다. 힘들었다.
그래서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어떻게 나만의 방식으로 변형할 수 있을까?
비폭력대화의 '관찰' 개념을 가져왔다.
그리고 관찰이 아닌 '꼬리표 붙이기'를 떠올렸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성별 고정관념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가?
그리고 그 꼬리표가 나에게 붙었을 때 나는 어떤가?
참여자들은 각자 떠올린 꼬리표들을 포스트잇게 각각 쓰고, 스스로 자원한 두 꼬리표 부자들에게 꼬리표를 붙여준다. 포스트잇에 쓰인 말을 들려주면서.
"남자라면 ~해야지" "여자가 ~하면 안 돼."
꼬리표 붙이기가 끝나면 꼬리표 부자들에게 몸과 마음이 어떤지 묻는다.
이제는 다시 참여자들이 1개 이상의 꼬리표를 가져가 그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어떤지, 어떤 욕구가 중요해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추측하고 포스트잇에 쓴다.
그 말을 들은 꼬리표 부자와 나를 공감하고, 애도한다.
느낌과 욕구를 다 쓰면 꼬리표 부자들에게 포스트잇을 붙여주며 공감적 반영을 한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하셨어요? 그때 ~가 필요하셨을까요?"
이런 피드백이 있었다.
"이런 꼬리표들에 화를 내기만 했었네요. 애도하고 공감하니 마음이 풀려요."
아 그래 내가 원했던 건 이런 회복의 시간이었다.
NVC 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