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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 있는 품위, 우아함에 대해

by 지현

미국여행에서 받은 항공권 마일리지, 쓰지 않으면 사라진다고 하여 굳이 볼일 없는 제주행을 예약했다.


제주 왕복을 예약해도 마일리지가 남아 프레스티지로 질러봤다.


1. 김포공항 대한항공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었다. 커피와 음료, 스낵을 마음껏 먹고 마실 수 있고, 라운지 전용 호텔급 화장실을 쓸 수 있다. (우아함 상승) 와이파이도 제공되고, 잔잔한 음악, 소음 없는 바닥과 실내 흡음재들, 큰 짐이나 코트는 따로 둘 수 있는 수납시설로 가뿐하게 몸만 공간을 즐길 수 있다. (품위 상승. 그러나 나는 이 짐 저 짐 이고 지고, 롱패딩을 이고 지고 품위라곤… 없었…)


2. 수하물에 붙여주는 프레스티지 스티커. 이 스티커가 붙은 수하물은 가장 먼저 나온다.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 우아하고 품위 있게 멀찍이 서있다가 살짝 외롭게 텅 빈 벨트 위로 내 수하물이 등장하면 천천히 걸어가 사뿐히 잡아내려 끌고 많은 탑승객들을 뒤로하고 여유 있게 도착 게이트로 나서면 된다. 수하물을 기다리고 찾느라 두리번거리고 몇 겹으로 서있는 사람들을 밀치느라 애쓰지 않아도 된다.


3. 도움이 필요한 승객과 프레스티지 전용 입구.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서도 거의 맨 처음이다. 휠체어로 이동해야 하는 분들이나, 유모차 이용 승객등과 같은 순서로 탑승하는 특권을 누린다. 게이트 앞에서 줄을 길~게 서고 누가 새치기하지는 않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필요가 없다.


4. 멀리 있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활주로를 지나는 버스를 탈 때에도 복잡하지 않도록 우선 배려 승객과 "특권"승객만 한 차에 탄다. 우와! 빈자리가 이렇게 많다니! 우아하게 다니를 꼬거나, 팔짱을 끼는 것도 가능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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