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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라 Zilla Jul 16. 2016

왼손잡이

생각을 표현하다.

나는 나 스스로를 "선택적 왼손잡이"라고 부른다.


왼쪽으로 하는 것들.

양치질,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 볼링, 복싱, 축구, 망치질, 머리 감기

아마 나는 선천적으로는 오른손 유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집의 화장실 구조상 오른손으로 물을 퍼야 했다. 샤워기가 아니라 물을 퍼서 써야 했다.

나는 왼손을 주로 사용해서 씻을 수밖에 없어서 자연스럽게 왼손에 익숙해진 것 같다.

왼발... 은? 모르겠다. 뭐 그냥 그 영향이라 생각한다.

아마 아버지를 무서워하지 않았다면 밥도 왼손으로 먹었을 것이다.

매우 보수적인 집이었기 때문에 왼손잡이는 잘 못된 것이라고 배웠다.

왼손잡이라고 하지도 않았다. 경상도 사투리로 '짝 빼이'. 뭐 그냥 어감상으로 이상하다는 게 느껴진다.


왼손을 쓰면 우뇌가 발달한다고 한다.

우뇌는 예술적, 감성적, 언어적

좌뇌는 이성적, 논리적

나는 이성적 판단을 하지만 매우 감성적이다.

그리고 아주 논리적인 사고를 한다.

뭐 적절히 잘 섞인 것 같다.

다만.. 예술적 감각만은 좀 아쉽구먼.. 생각을 그림으로 옮기고 싶은데 옮기려고 하면 생각이 사라진다.


생각이 사라진다.

이걸 뭐라고 설명하기가 참 애매하다.

뭔가 그 느낌을 떠올려서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걸 표현하고 싶다.

근데 표현하려고 하면 연기처럼 스르륵 사라진다.

이건 뭐 어떻게 해야 하나?

음......

이 능력을 좀 키우고 싶다.

근데 뭘 방법을 알아야지.. 원..ㅋㅋ 그리고 그림을 그릴 줄도 모르니 더 어렵다.

직선을 그어도 느낌이 전혀 안 산다.

근데 무엇보다 생각이 사라진다는 것.

결국은 나는 무언가를 따라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 할 수밖에 없다.

나는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래서 왼손으로 하던 것을 오른손으로 해보고

오른손으로 하던 것을 왼손으로 해보기 시작했다.

결과는 아직 모르겠다. 현재 진행형이라서..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

글로 쓰든 그림으로 그리든,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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