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루테이프의 편지 (C.S루이스)
환자를 극단적인 애국지사로 만드는 편이 좋을지
극단적인 평화주의자로 만드는 편이 좋을지
생각해 보마고 했던 약속은 잊지 않고 있다.
원수에 대한 극단적 헌신만 빼 놓는다면,
극단적인 경향은 무조건 부추길 만하지.
물론 언제나 그런 건 아니다만
적어도 이 시대에는 그렇다.
별 열의 없이 안일한 시대에는 인간들을 잘 얼러서
더 깊이 잠들게 하는 게 우리 소임이야.
하지만 지금처럼 균형을 잃고
편 가르기 좋아하는 시대에는 불을 더 붙여야 한다.
애국심이든 평화주의든
자신이 믿는 종교의 일부로 생각하게 하거라.
그러다가 당파적 정신의 영향을 이용해,
그것이야말로 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게 하라구.
그리고 나서 조금씩 조금씩 소리없이
비위를 맞춰 가며,
종교가 ‘대의명분’의 일부로 전락하는 단계까지
몰아가야 한다.
극단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옳고 그름을 선명하게 그어
서로를 죽이는데 온 힘을 쏟는,
균형을 잃고 편 가르기를 좋아하는 시대이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현상을 종종 본다.
설탕물을 쪽쪽 빨아먹는 개미떼처럼 우르르 몰려가
싸그리 몰락시켜 버리는 모습이 연상되어 무섭다.
극단적인 사고에 휘말리지 않도록
더욱 중심을 잡고 깨어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