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루테이프의 편지 (C.S루이스)
이게 다, 많이 먹는 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맛있는 걸 찾아먹는 데 욕심을 부리도록
총력을 집중한 결과다.
하지만 인간의 위장과 입맛을 이용해서
까탈스럽고 참을성 없고 무자비하고
이기적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양이야 얼마를 먹든 무슨 상관이냐?
요즘 미디어를 가득 채운
화려한 미식 프로그램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더 고급스러운 취항'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히곤 한다.
메뉴를 까다롭게 고르고
식재료의 미세한 차이를 지적할수록,
마치 내가 더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사람인 양
착각하게 만드는 기분 좋은 '우월감'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오늘의 필사를 통해 탐식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많이 먹는 '양의 탐식'보다,
내가 원하는 방식만을 고집하는 '질의 탐식'이
훨씬 더 치명적인 유혹이라고 말한다.
"꼭 이래야만 해"라는 까다로움의 집착은
사실 내 만족을 위해 타인의 수고를 당연하게 여기는 교만으로 이어진다.
진정한 식탁의 기쁨은 메뉴의 완벽함이나
내 미각의 예민함을 증명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그 자리에 함께하는 이들과의
따뜻한 사랑과 나눔,
그리고 부족한 음식 속에서도 발견하는 감사가
식탁을 완성한다.
오늘 나의 식탁이 '나의 만족'을 확인하는
고립된 자리가 아니라,
따뜻한 나눔의 자리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고급스러운 취향처럼 보이는 까다로운 집착을 버리고
함께 웃으며 넉넉한 마음으로 빵을 나누는
아름다운 취향을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