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과육의 발효

혐기성 발효, 호기성 발효, 풍미 생성

by 진지한 초콜릿

[카카오 빈의 발효]


사실은 카카오 빈 자체가 발효하는게 아니라 그 빈을 감싸고 있는 카카오 열매의 과육이 발효가 되면서 감싸고 있는 열매(빈)의 상태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결국 발효의 과정을 함께 하므로 그냥 발효로 포함시켜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직접적으로 카카오 빈이 발효하는 것은 아니고 과육이 발효하는 과정의 영향을 받는 것이니 간접 발효라고 해야할까)


고소하고, 시큼하고, 달콤하고, 쿰쿰하고, 향긋하고, 복합적인 그 맛과 풍미.

'초콜릿'

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왠지 어느 소설책의 한 구간으로 휩쓸려 들어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면서 당장 아름다운 초콜릿을 한 입 가득 머금고 싶어진다.


신의 음식이라는 그 이름 테오브로마 카카오(Theobroma cacao / Theo = god, broma = food _ 고대 그리스어)처럼 초콜릿은 꽤나 특별한 식품이다.


카카오 나무도 여느 다른 과일 나무들처럼 품종이 다양한데, 자라는 지역과 기후, 품종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초콜릿으로 변할 수 있다.

초콜릿으로 만들어지기 위해 카카오 빈은 과육에 쌓인 채 발효과정을 거치게 된다.

발효를 거치면서 풍미가 많이 생성되고 산미도 생긴다.

발효 과정이 생략되면 아마 카카오의 풍미는 꽤나 무미건조 할 것이다.

(_직접 발효하지 않은 카카오 콩을 맛 본 것은 아니지만 발효를 거친 것과는 비교될 정도로 맛의 특징이 미미할 것 같다. 과육 자체는 달달하고 리치와 유사한 맛과 향이 있다고 하는데 콩 자체는 우리가 인지하는 코코아(초콜릿 맛)은 아직 없는 것이다.)


카카오 열매를 따서 포드(열매 껍데기)를 열면 하얀 과육이 씨앗들을 감싸고 있다.

카카오 과육은 자연적으로 박테리아, 효모, 효소 등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과육이 포드에서 분리될 때 주변에서 침투되거나, 곤충 및 사람의 손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공기를 통해서 유입되기도 한다.

이러한 박테리아, 효모, 효소 등이 존재하기에 '발효'라는 과정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또는 락토 바실러스 효모와 아세토박터 파스퇴리아누스(초산균 일종)(Lactobacillus fermentum and Acetobacter pasteurianus)로 구성된 박테리아를 접종시켜 발효를 시작시키기도 한다.



[발효의 종류_호기성(aerobic), 혐기성(anaerobic)]


발효의 방식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어디서 누가 발효를 하느냐에 따라, 또 어떤 발효 방식에 접근이 가능한지에 따라서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발효를 하게 된다.

카카오의 발효는 호기성(산소 접촉 o)발효와 혐기성(산소 접촉 x) 발효가 섞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발효의 세세한 과정이나 단계는 카카오 발효가 이루어지는 장소의 기후, 환경적 상황, 카카오 자체의 퀄리티, 발효하는 카카오의 양, 과육의 익음 정도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혐기성 발효(Unaerobic fermentation)

혐기성 발효는 산소와 접촉시키는 호기성 발효와 반대로 산소를 차단한 발효 방식이다.

카카오 콩은 카카오 과육에 둘러싸여 있다.

과육은 수분과 당분(설탕, 포도당, 과당), 그리고 여러가지 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과육에 둘러싸인 카카오 빈은 공기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과육의 당분과 산도는 미생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데, 효모, 젖산 생성균 및 과육 효소가 활발하게 활동한다.

효모들은 혐기성 호흡을 통해 단순당을 먹고 이산화탄소와 에탄올 및 약간의 에너지를 뱉아낸다.

젖산 생성균은 과육의 구연산, 포도당 및 다른 탄수화물들을 젖산으로 변환시킨다.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에탄올과 젖산을 만들어낸다.

이 단계에서 과육에 싸인 카카오 빈들 위로 작은 이산화탄소 거품들이 올라온다.

(*효모가 당분을 먹고 이산화탄소(가스) 와 에탄올을 뱉음)


효소들 또한 과육을 분해하면서 액체화시키는데 이것을 '스웨팅 sweatings' 이라고 한다.

(* 흥미롭게도 이 스웨팅 현상으로 음료를 만드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대부분 버려지는 스웨팅(액체)를 이용함으로써 카카오 재배 농부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다(낭비률이 낮아지기 때문))



혐기성에서 호기성 발효로의 전환

과육 덩어리가 분해되면서 공기가 유입할 공간이 생기게 되고, 스웨팅을 통해 구연산이 액체와 함께 빠져나가게 된다.

전반적으로 생긴 액체의 pH 수치가 높아지게 되고 공기가 유입하면서 발효는 호기성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호기성 발효(Aerobic fermentation)

호기성 발효로 넘어오면서 작업자가 카카오 빈을 저어주며 산소와 접촉하게 한다.

이 작업을 '터닝 turning' 이라고 한다.

터닝을 통해서 발효 상태가 일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호기성 발효 과정에서는 열 에너지가 발생한다.

열이 발생할 때는 아세트산 생성 박테리아가 우세해지면서 에탄올과 여러가지 산(구연산, 말산 malic acid, 젖산)을 산화시키며 아세트산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생겨난 아세트산은 산소에 의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된다.

에탄올이 분해되면서 열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런 발열 반응으로 카카오의 전반적인 온도가 상승하지만, 터닝 작업을 하면서 발생한 열이 빠져나간다.

하지만 다시 산소와 접촉하면서 열이 발생하며 온도가 올라간다.

이렇게 에탄올과 에세트산의 배출과 열이 발생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카카오 빈의 세포벽이 점점 무너지게 된다.

카카오 빈의 세포벽이 파괴되어 발아하지 못하게 되고 손상된 내부 구조는 초콜릿 향의 전구체 물질들을 형성한다. (아하...! 콩이니까 발아를 할 수도 있었지만 발효를 시켜 세포벽을 망가뜨려 발아하지 못하게..)



*혐기성 발효 -> 가스 발생

*호기성 발효 -> 열 발생



image.png 이미지 생성: gemini.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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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하지 않은 생 카카오 빈은 페놀 함량이 높아 쓰고 떫다.

폴리페놀류의 일종인 안토시아닌도 떫은 맛에 기여를 하고, 카카오 빈을 갈랐을 때 붉은 보라빛을 띄게 한다.

발효를 통해 효소가 카카오 빈의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분해시키면서 풍미를 만들어낸다.

발효한 카카오 빈만으로는 아직 초콜릿(코코아) 맛이 나지 않는다.

로스팅의 과정을 거쳐야 복합 풍미가 형성되며 우리가 아는 초콜릿 향과 맛(카카오 닙스, 쓴 카카오 맛)이 나오게 된다.

발효 과정은 우리가 사랑하는 초콜릿 맛과 향이 되는 화합물을 형성하는 과정인 것이다.



image.png 이미지 생성: gemini.google.com


[참고]

https://www.ajol.info/index.php/jgsa/article/view/177

https://perfectdailygrind.com/2019/06/what-happens-during-cacao-fermen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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