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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한 초콜릿 Sep 22. 2022

생 초콜릿, 파베 초콜릿, 나마 초콜릿

호지차 맛


초콜릿을 만들기 시작하면 보통 제일 먼저 시도해보는 초콜릿은 생초콜릿이다.

프랑스식으로는 파베 초콜릿, pavé 벽돌(유럽식 돌바닥을 떠올려보면 네모난 자갈같은 돌로 길을 닦은 곳이 많은데 그런 ) 의미하며 일본식으로는 나마, ()초콜릿, 생크림으로 만들고 신선하게 먹는 초콜릿이다. 보통 한국에서는 그냥 생초콜릿이라고 부른다.


별다른 초콜릿 몰딩이나 인로빙(enrobing: 초콜릿 디핑으로 막을 입히는 )없이 가나슈  자체를 굳혀서 완성하고 카카오파우더나 해당하는 맛의 파우더를 뿌려 달라붙지 않게 마무리한다.





얼마 전에 호지차 마카롱을 만드느라 호지차 파우더를 구했는데 마침 집에 생크림이 있어 호지차 파베 초콜릿을 만들어보았다. 초콜릿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좋은 초콜릿을 사용하는 것이다. 당연한 말씀. 어떤 초콜릿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물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집에서 원두커피를 내릴 때 어떤 원두를 사용하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초콜릿도 커피처럼 원산지와 가공 방식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게 분류가 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고 다시 파베 초콜릿으로 돌아가보자.


파베 초콜릿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재료는 딱 두 가지만 있으면 된다. 생크림과 초콜릿.

(나처럼 호지차 맛을 만들거나 어떠한 맛을 추가하려면 그 재료도 추가로 넣어주면 된다.)

어떤 레시피들을 보면 물엿, 버터, 꿀 등등을 넣으라고 나와있다. 그것은 재료의 특성을 살펴보면 된다.

물엿은 실제로 전문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지만 집에서 생초콜릿을 많이들 만들기때문에 간단하게 전화당(트리몰린)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라서 쓰이는 것 같은데 추천하지 않겠다.

버터는 버터 특유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과 향, 그리고 식감을 조금 더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나는 가나슈를 만들 때 항상 버터를 넣는 편이지만 이번 호지차 파베 초콜릿에서는 생략하겠다. 왜냐하면 파베 초콜릿은 한 입 깨물었을때 부드~러운 식감보다는 쫄~깃한 식감이 온 후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초콜릿과 생크림의 비율은 사용할 초콜릿이 가지고있는 카카오버터의 함류량에 따라 조절하면 되는데

자세하고 과학적인 레시피 건설법은 우선 건너뛰고, 초콜릿 1 : 생크림 1.2~1.5 의 비율을 기본으로 잡고 조절을 해보도록 한다. 아래의 레시피에서 초콜릿과 생크림 비율은 1 : 1.25이다.



[재료]

생크림(유지방 함량 35%) 160g

밀크 초콜릿(40.7% / total fat 36%) 200g

호지차 파우더(100%) 13g






1. 생크림에 호지차 파우더를 넣고 계속 저으며 끓여준다. 이 때 너무 부글부글 끓이는 것이 아니라 살-짝 크림이 끓어오르면 불에서 바로 내리도록 한다. (생크림 온도 65~80'c 사이면 괜찮다)


2. 준비해둔 초콜릿에 뜨거운 크림을 붓고 잠시 기다린다. 생크림의 열에 의해 초콜릿이 녹는다.

*혹시 생크림을 많이 데우지 않고 사용하고 싶다면(생크림 특유의 고소한 향 유지) 초콜릿을 전자렌지에 미리 녹여 흐름성있는 상태로 만들어두어도 된다.








3. 핸드 블렌더로 초콜릿과 크림을 유화시켜준다.

*유화: 기름과 물이 분리없이 완벽하게 섞인 상태로 여기서는 카카오버터(기름)와 생크림(물)을 유화시킨다.

왼쪽의 사진을 보면 유화가 일어나지 않아 기름이 둥둥 뜬 분리된 가나슈가 보이고

오른쪽의 사진을 보면 핸드블렌더로 갈아줌에 따라서 점점 더 유화된 상태가 되는 가나슈가 보인다.





4. 준비한 틀에 부어준다.

틀은 아무 네모난 틀이면 괜찮은데 깔끔한 마무리를 위해 미리 베이킹 페이퍼를 납작하게 깔아둔다.

냉장 4시간 이상으로 굳혀준다. 보통 반나절~다음날 오전까지 놔둔다.

혹시 표면에 수분이 맺혔다면 조심스레 키친타올로 톡톡 닦아내어준다. (수분이 안맺히는게 가장 좋다.)





표면에 호지차 파우더를 뿌려주고 칼로 재단해준다.

유화가 잘 된 가나슈는 이렇게 휘어주면 부러지지않고 잘 휘어지며

재단할 때마다 칼을 닦을 필요도 없다.

이 레시피의 가나슈를 모두 재단하는데 단 한 번도 칼을 닦을 필요 없이 깔끔하게 가나슈를 잘랐다.

가나슈의 뒷면에도 파우더를 뿌려서 마무리해준다.





씹고~뜯고~맛보고 즐기기!


로*스 초콜릿이고 뭐고 살 필요가 없다.(하지만 난 일본 갈 때마다 공항에서 잔뜩 사와서 쟁여먹기는 하지)

이렇게 한 번 만들어두면 매일 아침마다 한 입씩 먹고 저녁에도 먹기 부담스럽지 않다. 사실 내가 초콜릿을 워낙 좋아해서 많이 먹는 것^^.


아무튼 유화만 제대로 한다면 간단한 재료와 공정으로 쉽게 만들 수 있으니 알코올을 살짝 첨가하거나, 맛차, 자색고구마, 티를 우린 생크림으로 만들기, 커피 등등 다양하게 원하는 맛으로 활용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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