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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발버터 Oct 27. 2024

최고로 강한 주문

커피소년 - 행복의 주문(롯데캐피탈 광고)

영화관에서 종종 이 노래가 나오면 괜히 나도 속으로 주문을 걸게 된다.  어린아이의 맑은 목소리부터 어른들의 깊은 음성까지, 마치 모두가 진정한 행복을 바라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롯데캐피탈이 금융업체인걸 알면 잠시 현기증이 몰려 오지만.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우울한 사람도

지친 사람들도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행복이 마음속에 스며드는 듯하다. 마치 우리 삶도 그러한 흐름 속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매번 행복할 수는 없지만 행복하길 기원하며 사는 것. 오늘도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것이 행복해지는 비결이라 믿는다.

  

부산에 바다를 보러 여행을 간 적이 있다. 그날따라 짙은 안개와 비바람으로 바다는 짙은 회색빛으로 음울한 기운만 느껴져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다음날 비가 갠 후 바다의 날씨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답다. 바다가 햇빛에 반사되어 구름같이 하얀 색깔을 내는 경외감마저 드는 그 모습은 카메라에도 담기지 않는다. 겨울이 와도 다시 봄은 온다는 말은 바다에도, 우리 삶에도 적용된다. 


행복에 대한 고민을 할 때면 동시에 공허함을 떠올린다. 어릴 때부터 나라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라고 교육받으며 자라왔지만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내 인생이 그리 특별하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오는 허무함.


대학교를 가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했지만

취업을 하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했지만

결혼을 하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했지만


결국 잠깐의 쾌락만 있을 뿐 새로운 고민이 우후죽순 생기는 쳇바퀴 같은 삶에서 오는 공허함을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보지 않았을까. 우리는 어쩌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매일 돌을 밀어야 했던 시시포스처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유명한 심리학자인 아들러는 일반적으로 인생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내 인생이 남들보다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어서 인생의 의미는 내가 나 자신에게 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말은 결국 매일 쳇바퀴 같은 삶에 스스로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허무한 인생일지 행복한 인생일지가 결정된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나는 지금 내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까.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다 보면 한강을 지나는 구간이 있다. 그곳을 지날 때 가끔씩 기관사의 방송이 들리고는 하는데 그중에 인상이 깊어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멘트가 있다. 


불쾌지수가 높은 요즘~

행복하게 지내는 방법 중 하나는~

웃을 때 배꼽을 잡고 웃는 것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밖에서 보는 기관사의 업무는 매일 똑같은 루틴과 똑같은 풍경. 지루하지 않을까 싶지만 누군가는 매일 똑같은 그 삶에 사소하지만 작은 변화를 준다. 분명 저 기관사는 자신의 일에 보람을 행복을 자부심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기관사처럼 우리도 매일 똑같은 삶의 반복에서 나만의 작은 변화로 나만의 보람찬 순간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예전엔 삶의 궁극적인 목표가 뭐냐는 질문에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정답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행복이란 끝에 도달하는 목표가 아니라 순간순간 과정에서 누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

그리고 무의미한 인생이기에 어떤 의미부여도 가능하다는 역설을 받아들일 때. 매일매일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힘들 때마다 이 노래를 들으며 의미부여를 해보자.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우울한 사람도

지친 사람들도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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