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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pha JW Mar 16. 2020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밥 먹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

행복의 기원 by 서은국

'행복의 기원'은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행복에 대해 어렵게 에둘러서 이야기하지 않고 본질을 파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막연하게 어렵게 생각했던 행복에 대해서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사람의 모든 동기부여 원천은 '생존'에 있다는 관점에서 세상을 보니 재미있게 해석되는 것들이 많았다. 가령 보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예전에는 좀 이해를 못했는데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보니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리고 우리 세대의 정치적 성향도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형성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이 책의 차별점은 다음 세가지 점 때문에 특별하다.

첫째, 이 책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가?'에 대해 다루지 않는다. 이 책의 핵심 질문은 "Why"이다. 즉 "왜 인간은 행복이라는 경험을 할까?"가 이 책의 핵심 질문이다. 이 본질적 모습을 이해하면 행복이라는 것이 굉장히 단순한 현상이라는 것을 설명한다. 

둘째, 이 책은 행복의 이성적인 면보다 본능적이고 동물적인 면에 관심을 두고 있다. 행복은 하나의 관념이 아니다. 이는 인간의 일면만을 부각시키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동물적인 면에서 행복 회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한다.

셋째, 이 책은 행복에 대한 통상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났다. 보통 인간들의 최종 목적인 행복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매우 비과학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사고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생존을 위한 신호회로 같은 수단일 뿐이다. 이 책의 서문을 읽으며 공감이 되는 글귀가 있어서 옮겨본다. 

꿀벌은 꿀을 모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도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벌도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이 자연 법칙의 유일한 주체는 생존이다. 꿀과 행복, 그 자체가 존재의 목적이 아니라 둘 다 생존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간단히 말해,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 인간이다.  <서문 10page>


아울러 이 책에서 재미있게 봤던 부분은 행복 연구 결과들에서 나타나는 명확한 두가지 패턴이다. 명확한 두가지 특성은 "삶의 조건들은 중요하지 않다"라는 것과 "외향적인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지난 30년간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행복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따. 그중 가장 중요하고도 확고한 결론은 무엇일까? 긴 시간 행복을 연구한 사람으로서 고민을 해보았다. 다음 두 가지다.
첫째, 행복은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에 의해 크게 좌우 되지 않는다. 둘째, 행복의 개인차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그가 물려받은 유전적 특성, 조금 더 구체적으로 외향성이라는 성격 특질이다. 

돈, 명예, 사는 곳 등 여러 조건들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일정 부분 역치가 지나가면 도리어 그 조건들에 집착이 생겨서 불행해진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점은 '외향성'이라는 것이다. 사람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몰입을 했던 부분은 '한국인의 행복' 파트였다. 구구절절 맞는 소리라서 몇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 이 책에서는 한국인의 집단주의 문화가 개인의 행복을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행복한 국가들은 개인주의적 문화가 강하다고 이야기 한다. 다음 예를 보도록 하자

"내일 소풍 가서 즐겁게 놀도록, 단, 개인행동은 하지 말 것"  - 담임 선생님-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주세요" -올림픽 메달 딴 한국 선수-

"예쁘게 잘살 테니 지켜봐주세요" -연예인 결혼 발표-

참 한국적인 이야기이다. 나 개인이 행복하면 되는데 개인 행동이 왜 문제이고 내가 메달을 땄는데 굳이 누가 지켜봐야 하고 내가 결혼했는데 온 국민에게 지켜봐달라고 하는가?


우리는 그 동안 너무 집단, 좋게 말하면 우리 사회적 가치를 개인의 가치보다 우선시했던 것 같다.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집단주의는 개인의 행복을 갉아먹는다. 사회적 시선과 기대를 감당하기 위해서 사는 삶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가?


이 책에서 발췌한 주옥같은 문장들이다. 

우리 사회의 결핍이 나타나는 부분은 더 이상 '경제적인 부'의 측면이 아니다. 행복과 직결된 '사회적인 부'다. 양적으로는 인간관계가 과할 정도로 차고 넘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친구가 무조건 많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몇 명의 '진짜 친구'가 있는지가 중요했다. 만남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자유감의 부족과 과도한 물질주의 등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의 공통 원인은 너무 예민한 타인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자기 인생의 '갑'이 되어 살아보는 것에 좀 더 익숙해지는 것이다.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보다 내 눈에 보이는 세상에 더 가치를 두는 것이다. 

한국에서처럼 자신을 집단의 일부로 생각할수록 행복의 쾌락적 부분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에서는 압축적으로 행복의 모습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제시를 한다. 동의 안할 수 없는 문장이다.

행복의 핵심을 한 장의 사전에 담는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내용과 지금까지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총체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문명에 묻혀 살지만, 우리의 원시적인 뇌가 여전히 가장 흥분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바로 이 두 가지다. 음식 그리고 사람 

정말 그러하다. 나 역시도 가족과 같이 하는 식사, 친구들과 즐기는 좋은 저녁들을 통해 행복감을 느꼈던 것 같다. 허물 없이 농담하며 웃고 떠들며 식사를 하는 사이에 우리는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해 같은 배를 탔다는 동료의식과 맛있는 음식을 통해 느껴지는 생존의 원시적 행복을 맛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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