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6. 준비 없는 이별 - 녹색지대
요즘 어린 친구들은 조남지대를 더 잘 알겠지만, 우리 때는 안전지대와 녹색지대가 양대산맥이었다. 또 많은 남성 듀오들 사이에서 유독 녹색지대는 히트곡도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노래는 사실 <사랑을 할 거야>이다. 데뷔곡이기도 하지만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기 때문에 이 노래를 모르는 게 더 어려울 수 있다. 권선국의 저세상 탁성과 곽창선의 세상 깨끗한 미성이 내는 조화는 가히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할 거야> 대신, <준비 없는 이별>을 고른 이유는 2가지이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사랑을 할 거야>는 원키가 C코드 인 데다 거의 '기본 of the 기본 코드'로 구성이 되어있다. 여기에 코드를 따서 올려줄 필요 조차 없을 만큼 간단하여 배제시켰다.
* 이젠 나도 널 잊겠어 : C - G - Am
* 너무 힘이 들잖아 : F - C - Dm - G
* 원하는 대로 해줄 순 있지만 : F - G - C - G - Am
* 난 더 이상 해줄 게 없어 : F - G - C
* 사랑을 할 거야 사랑을 할 거야 : C - G - Am - Em - F - C - Dm - G
<준비 없는 이별>을 선택한 두 번째 이유는 이 곡이 주는 울림이 꽤 크기 때문이다. 아주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노래는 원래 남녀 간의 이별을 노래한 곡이 아니었다. 당시 엄청난 인기를 받고 있던 가수 김범룡이 제작자로 나서서 직접 작곡까지 한 노래인데, 갑작스러운 병을 얻어 돌아가신 지인의 소식을 듣고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라고 밝혔다. 가사 내용을 살펴보면 사실 어디에도 연인 간의 사랑과 이별을 말한 구절이 없지만 우리는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이고 불러왔던 것이다. 그런 사연을 알고 다시 들으면 슬픔의 감정이 조금 더 깊어진다.
여담이지만, 둘의 환상적인 하모니와는 달리 둘의 사이는 정말 안 좋았다고 한다. 2번이나 이혼(?)을 할 정도로 사이가 안 좋은 두 사람이었지만 무대에서 만큼은 세상 다정한 듀오의 연기를 했다는 이야기를 최근 여러 방송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이 곡은 원곡이 G key인 관계로 이지코드나 추천 코드 없이 원키만 소개할 예정이다. <사랑을 할 거야>에 버금가는 쉬운 코드 일색이다. 변주도 없고, 반전도 없다. 녹색지대 노래는 대부분 그렇다. 그야말로 패턴의 향연. 그래서 더 쉽고,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기 좋은 딱 좋은 노래이다. 코드에 대한 설명은 과감히 생략해도 될 것 같다. 한번 악보를 보기 전에 머릿속으로 코드를 연상해보고 악보를 보시기를 추천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