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심 작가 진절 Sep 27. 2021

<오십억 게임> : 초대형 퇴직 프로젝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리뷰 아님

[선공지 사항] 본 글은 정치적인 이슈를 다소 포함하고 있으므로, 정치적인 사안에 민감하신 분께서는 조용히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길 추천드립니다. 가급적 브런치에서만큼은 이런 민감한 이슈는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오늘은 분노가 올라와 한번 일갈해 보려고 합니다. 이 점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럼 출바~알!


<오십억 게임> 패러디 포스터


대선 레이스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선거이니만큼 여야 모두 총력을 기울이며 각 진영의 대표선수를 뽑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당의 대선 후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를 겨냥하여 회심의 일격 "대장동 게이트"를 뽑아 든 야당. 그리고 그 카드에 동조하여 거세게 이재명 후보를 몰아세우고 있는 여당의 2위 후보 이낙연 후보. 그리고 수많은 보수 언론들의 집단 린치. 


화천 대유는 누구 겁니까?


이 사안에는 생소한 키워드들이 많이 등장한다. 대장동, 성남의 뜰, 화천대유, 천하동인 등 일반인들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절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있지만 본질은 간단하다. 당초 공공개발로 추진되던 "대장동 개발 사업"은 이명박 정부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 이명박 측근인 LH 사장의 콤비 플레이로 공공 개발 사업에서 민간 개발 사업으로 순식간에 둔갑해버린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에 하필 이재명 변호사가 성남시장으로 당선이 되면서, 민간 개발을 공공 개발로 전환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보지만 이명박 정부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새누리당으로 구성된 성남시의회가 번번이 지방채 발행과 같은 방법들을 원천 차단한다. 그러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민간의 수익을 최대한 줄이고, 그 수익을 성남시로 가져올 수 있는 민-관 합동 개발 방식으로 전환한다. 


그 과정 속에 나오는 수많은 절차들을 여기에 모두 나열할 수는 없고(절대 몰라서 그러는 거 아님), 아무튼 민간이 가져갈 수익 중 최대 5500억원이 성남시의 수익으로 환수되었다. 그 비용의 환수를 통해 성남은 그 前시장들이 만들어놓은 엄청난 부채를 상환하여, 빠른 시간에 모라토리움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불경기이던 시기를 지나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자 민간에서도 충분한 이익을 얻게 되었고, 이재명 시장은 900억원 규모의 터널 공사 비용까지 민간에게 부담시켜 총 5500억의 금액이 성남시로 환수된 것이다. 


야당(당시에는 여당)과 대부분의 언론은 그 당시만 해도 왜 공공이 민간의 사업에 제약을 거느냐며 엄청난 공세를 펼쳤지만 지금에 와서는 왜 민간에게 그런 엄청난 수익을 주었냐며 이재명 후보를 맹공격하고 있다. 애초에 공공으로 개발되었으면 모두 공공의 이익이 되었을 텐데, 정부의 압박으로 전체 민간 개발로 바꾸었던 장본인들이 이제 와서 왜 민간+공공 합작 개발을 했냐며 따지고 있다. 


나는 치밀하게 계산된 오징어 게임의 말일뿐


월급 250만원을 받으면서 일했다는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6년 근무한 결과 퇴직금과 산재 위로금으로 50억을 받은 것에 대해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세전 50억이냐 세후 50억이나 이런 논란은 중요치 않다. 양쪽 모두 국민들의 상식에 맞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대장동 개발이 한참 진행되던 당시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이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1호 사원으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했고 월급 250~350만원을 받던 직원이 퇴직금+산재 위로금으로 50억을 받았다는 사실이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퇴직금으로 50억을 받은 사례가 3~4차례에 불과하고, 실제로 산재로 사람이 죽어도 보상금이 5억은커녕 1억을 받기도 힘들다. 그런데 고작 격무에 시달려서 얻은 스트레스로 인해 산재 위로금 명목으로 50억을 준다는 것이 납득이 가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힘 측에서는 여전히 이 모든 것이 이재명 후보가 설계해 놓은 구조 때문이라고 생떼를 쓰고 있는 지경이다. 


아빠가 조국이 아니어서 미안하다
엄마가 추미애가 아니어서 미안하다


존재하지도 않는 표창장을 위조했다며 4년 징역을 선고한 검찰과 법원, 수백만 건의 기사로 일가족을 난도질했던 그 언론들, 그리고 청년들에게 상실감을 줬다며 분노했던 수많은 청년들은 지금 모두 어디에 있는가? 고작 6년 근무하고 퇴직금을 50억 받은 곽상도 의원의 아빠 찬스에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 않는가? 음주운전에 운전자 바꿔치기, 피해자 회유와 경찰 폭행, 음주 측정 거부 등 온갖 추잡한 죄를 지어도 집행유예로 풀려 나는 장제원 의원의 아들 앞에서는 그 분노가 증발해 버리는 것인가? 


아빠가 곽상도가 아니어서 미안하다
아빠가 장제원이 아니어서 미안하다


이런 기사는 대한민국의 언론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권력자 - 토건세력 - 언론사 - 금융 모피아가 모두 연결된 하나의 몸통이고, 어둠의 카르텔이기 때문이다. 공공의 이익을 민간업자에게 제공하고 얻는 이익이 얼마나 달콤하겠는가. 일산대교만 해도 이미 사업비를 거의 회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통행료를 받아서 천년만년 이익을 얻겠다고 한다. 이재명 후보가 일산대교 무료를 선언하자 토건 세력과 언론이 일제히 비난을 시작한다. 일산대교에 투자한 국민연금이 손해를 보게 되는데, 그럼 국민연금의 손해를 누가 채울 것이냐. 정말 요상한 프레임이다. 애초에 공공이 개발하면 되는 일을 민간에 던져놓고, 이제 와서 엉뚱한 트집을 잡는다. 토건 세력의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하게 그 뿌리가 깊고 넓다. 


어느 당을 지지하고,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던 그건 개인의 자유이다. 나는 최소한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보는 편이다. 일평생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으며 살아온 사람, 돈 벌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포기하고 살아온 사람, 밑바닥부터 한 계단씩 밟아 온 사람, 평생을 가난한 자와 소외된 사람을 위해 헌신해 온 사람이 옳은지, 자신의 이익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일반인들을 핍박하고, 괴롭히고, 속이면서 살아온 사람이 옳은지 그건 개인들이 판단하면 될 일이다. 


부자가 나쁜 것은 아니다. 나쁜 짓으로 부자가 된 사람을 비난하는 것뿐.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오늘의 주제는 <오십억 게임>이었으므로, 다시는 내 브런치에 정치 관련 예민한 글이 올라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글을 마칠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SNL 코리아 : 인턴 기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