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우리들의 자세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완전하다고 여기는 예수나 석가와 같은 신들조차도 사실 완전하지 않다. 인간관계란 그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점인데 그게 정말 어렵다.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자존심에 굉장한 상처를 입는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못하면 결국 사람들과의 관계가 탄탄해지기 어렵다.
人間(사람인, 사이간) :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
우리는 완전하지 못한 존재임을 스스로 알기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메우곤 한다. 물론 모든 만남이 상호보완적이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이다. 처음엔 다른 영역(예를 들면 외모나 배경, 조건 등)에 끌려 호감을 가지고 만남을 가지게 되지만 결국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보완하는 관계여야 오래갈 수 있다. 반드시 남녀관계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전반적인 인간관계에 두루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누구라도 자신의 부족함을 지적받으면 당황하게 되어있다. 스스로도 이미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듣게 되면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치부가 벌거벗겨진 느낌, 기왕이면 감추고 싶은 것이 드러나버린 기분이 드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그 상대가 자신과 친밀한 관계라면, 의지가 되는 사람이라면 부끄러움을 넘어서 기대고 싶은 감정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또한 그 상대방에게 여러 가지 도움이 될만한 말이나 행동을 통해 상호 보완 관계가 된다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끈끈한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친구던, 연인이던, 가족이던 결국 그런 상호 작용을 통해 유지되는 관계. 그것이 바로 인간(人間)이라는 단어 안에 포함되어 있는 의미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나도 결국 따지고 보면 아주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 사람 중 한 명에 불과하다.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알고 나의 부족함을 채워줄 사람들을 만나 나라는 사람이 더 부각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있다. 분명 '나'는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우리'는 조금 더 완전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렇게 좋은 관계들이 모여 엄청난 시너지를 통해 지금의 내가, 지금의 우리가 있게 된 것이다. '나' 혼자 잘났다고 까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는 이 무서운 세상에서, 훨씬 더 무서운 '우리'를 만나게 된다면 당연히 나는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 스스로가 완전, 완벽하다면 전혀 문제가 없겠지만 앞서 언급했듯 세상 그 누구도 완전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결국 거대한 벽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될 것이고, 자존감이 센 사람일수록 그 벽 앞에서 굉장히 쉽게 무너지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여기 브런치에서 내가 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은 결코 나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다. 나와 나의 부족함을 메워줄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기에 함께 고생한 만큼 성과를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우리의 삶이 불안하지 않도록 장기적인 비전과 지속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자신의 목표, 자신의 미래가 어떤 모습인지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불완전성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고 그 부족함을 채워줄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야만 된다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매우 가난했었고,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도 최저 수준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고, 회사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도 나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 오랜 시간 나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인연의 소중함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렇게 모이고 모인 인연과 관계가 때로는 내 인격형성에 길잡이가 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비즈니스로 연결이 되기도 하며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회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내가 회사 대표의 역할을 하기엔 부족해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심지어 나도 그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을 정도로 나는 회사의 대표로서 부족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내 부족함을 서포트해줄 직원들과 동료들, 그리고 지인들, 협력사 대표님들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오늘의 자리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부족하다는 것, 불완전하다는 것 그것은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어떻게 보완해 나갈 것인지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보완해줄 많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