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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Jan 10. 2021

[코드따기인형] 을 시작하며...


기타를 처음 손에 잡아 본 것은 30여 년 전 중학교 때 교회를 다니면서이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내내 기타를 수백 곡의 가스펠송을 접했고, 다년간 남들 앞에서 찬양 인도를 하기도 했었다. 몇십 명, 몇 백 명 앞에서 가스펠 송을 계속해서 이어가며, 메들리 형식으로 노래를 하다 보니 어지간한 노래의 기타 코드는 그냥 머릿속에 저장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C코드로 시작하는 노래를 한 번 시작하면, 계속 이어서 C코드 노래를 최소 10곡 정도는 이어가야 했다. 악보도 없고, 기타 코드도 제대로 없던 시절이었기에 그냥 혼자서 노래 불러보면서 직접 코드를 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면서 교회는 점차 멀리 하게 되었지만, 그때부터는 대중가요를 중점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가스펠 송 수백 곡을 치면서 단련된 코드의 패턴이 가요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어지간한 노래는 그냥 들으면 코드의 패턴을 바로 캐치하는 능력이 생겨버린 것이다. 흔히 생활의 달인에서 한 가지 일을 몇십 년 하다 보면 분야의 달인이 되듯이, 코드 따기의 달인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 당시에는 엠티를 가면 나 같은 반주 쟁이들은 항상 여기저기 불려 다니곤 했다. C코드로 10곡 메들리 부르기 잠시 쉬었다가 G코드로 시작하는 노래 10곡 부르고...  그렇게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물론 절대음감은 아니었기에 노래를 들으면 바로 첫 코드를 맞추는 그런 정도의 천재적 수준은 아니었고, 머릿속으로 코드의 패턴을 그리는 것이다. 첫 코드를 C코드라고 가정했을 때, 다음 나오는 코드의 흐름을 노래를 들으면서 바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 패턴만 익혀 놓으면 실제 노래의 음역대를 고려하여 변주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C-Am-Dm-G7-C 라는 패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면, 실제 음역대를 고려해서 D-Bm-Em-A7 / G-Em-Am-D7 과 같이 변형하면 되는 것이다. 


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우리가 흔히 듣는 대중가요는 대부분 일정한 패턴 속에서 움직인다. 그래서 어지간한 노래의 90%는 한두 번 들으면 코드를 바로 딸 수 있다. 하지만 완전 최신의 노래들은 이러한 코드의 공식에서 많이 벗어난 변칙적은 코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독학으로 배운 내 실력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이지 코드] 매거진에서는 누구나 쉽게 기타 코드를 딸 수 있는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면서 유명한 노래들의 코드를 <원키 코드>와 <쉬운 코드> 두 가지로 소개하려고 한다. <원키 코드>는 말 그대로 노래 원곡의 녹음 원키를 기반으로 딴 코드이고, <쉬운 코드>는 기타나 피아노로 잡기 힘든 코드를 쉬운 코드로 바꾼다는 의미도 있지만 너무 고음인 노래의 키를 낮추면서 남들에게 노래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코드이다. 




먼저 피아노던 기타던 기본 코드 정도를 익히고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설명할 예정이므로, 혹여나 코드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조금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질문을 해주면 아는 선에서 성실히 답을 하도록 하겠다.


코드의 기본이 되는 

1도 화음 C코드 : 도-미-솔 

4도 화음 F코드 : 파-라-도

5도 화음 G코드 : 솔-시-레


요 세 개 코드만으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마 찾아보면 몇십 곡은 될 것이다. 아주 쉬운 예로 



        C                          F                         C                        G7

내게 강같은 평화 내게 강같은 평화 내게 강같은 평화 넘치네 할렐루야 

        C                          F                         C            G7       C

내게 강같은 평화 내게 강같은 평화 내게 강같은 평화 넘치네 할렐루야 



이러한 C-F-G는 메이저 코드라고 하는데, 이 메이저 코드에는 각각의 짝꿍 마이너 코드가 있다. 

1도 메이저 C코드 (도-미-솔) → 마이너 Am코드 (라-도-미)

4도 메이저 F코드 (파-라-도) → 마이너 Dm코드 (레-파-라)

5도 메이저 G코드 (솔-시-레) → 마이너 Em코드 (미-솔-시)


해서 C-Am / F-Dm / G-Em 이 6개의 코드만 알면 거의 모든 노래는 다 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많은 노래를 들어보고, 그 코드를 눈으로 손으로 치다 보면 그냥 본능적으로 다음 코드가 뭐가 나올지 대충은 짐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C코드를 기준으로 악보가 완성이 되면 아래처럼 자기 음역대와 잡기 쉬운 코드로 조금씩 변형해서 쓰면 되는데, 가장 쉬운 코드가 C코드와 G코드로 시작하는 노래라고 보면 된다. 


* C-Am / F-Dm / G-Em (★★★)

* D-Bm / G-Em / A-F#m (★★)

* E-C#m / A-F#m / B-G#m

* F-Dm / B♭-Gm / C-Am (★★)

* G-Em / C-Am / D-Bm (★★★)

* A-F#m / D-Bm / E-C#m

* B-G#m / E-C#m / F#-D#m


다음 글에서부터 본격적인 노래와 코드, 코드에 대한 약간의 해설을 시작하도록 하겠다.

>> 코드 악보 예고 : 임재범 <비상>


* 오늘 노래 감상하다가 급 피아노로 딴 코드 악보. 코드 딸 때 가사는 머릿속에 있으므로 굳이 적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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