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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Apr 01. 2021

인생은 서바이벌

Lone Survivor : 살아남는 者가 강한 者

우리 회사는 기업 프로모션 일을 주로 해오다 본격적으로 이스포츠에 뛰어들 게 된 건 2017년 '배틀그라운드(PUBG)'라는 게임이 출시되면서부터이다. PC 게임을 즐겨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솔직히 그런 게임이 출시된지도 모르는 상태로 예전 함께 일하던 후배의 부탁으로 처음 대회 선수단의 케어를 담당하게 되었다.  


처음 이야기를 접했을 때, 선수단이 와봐야 몇 명이나 오겠냐 싶은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을 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100명의 선수가 한 섬에 떨어져서 마지막 한명일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싸우는 일명 '배틀 로얄' 장르 게임이었던 관계로, 선수단과 관계자 등을 포함하여 약 150명 가량을 부산 대회장까지 케어해야 했다. 한국팀 선수단을 제외해도 최소 120명 정도의 외국인에 대한 항공, 숙박, 식사, 이동 등을 담당하며 정신없이 행사를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처음 참여한 대회에서 우리가 맡았던 역할은 딱 거기까지였다. 이스포츠 대회를 진행하다 보면 참으로 많은 분야가 있는데, 그중에서 선수단에 대한 케어가 우리의 첫 임무였다. 그 당시 회사 규모가 6~7명 정도 되던 시절이었고, 다른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었기에 딱 그 정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첫 대회를 무사히 마치고, 약 3개월 정도 시간이 흘러 더 큰 규모의 글로벌 대회가 개최되었다. 장소는 무려 독일 베를린. 사실상 우리 같은 규모의 회사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대회였지만 감사하게도 우리 회사에 큰 기회가 주어졌다. 우선 대회를 진행할 사람이 필요했고, 사전에 투입될 엄청난 자금이 필요했다. 막막했지만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판단되었기에 최선을 다해서 사람과 자금을 모집했다. 은행의 대출, 와이프 찬스, 지인 찬스 등을 총동원하여 자금을 끌어 모았다. 선금을 받기 전까지 그 자금으로 정말 간신히 버텨낼 수 있었다.


이번에는 선수단 케어뿐 아니라 무대 및 시스템 어레인지, 각종 부대시설 운영, 현장 인력 운영 등 많은 역할이 부여되었고, 7명이던 직원의 수가 순간적으로 15명까지 늘어나게 되었다. 다음 해 한국(8월)과 미국(11월)에서 각각 1번씩 진행된 글로벌 대회에서는 우리의 역할이 더 확장되었고, 또 동시에 진행이 되다 보니 직원의 수는 23명까지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미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규모가 되어버렸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그렇게 맞이한 2020년은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 이벤트 산업이 정지되었다. 더불어 스포츠 시장도 올스톱이 된 상황에서 이스포츠 대회 역시 잠정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이스포츠라 하더라도 온라인으로 대회를 할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으므로 공식 대회는 1년간 열리지 못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보내다 2020년부터 준비한 글로벌 대회가 바로 얼마 전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1년 만에 열린 대회에서 우리의 역할은 또 확장되었다. 기존 대회에서 다른 회사가 담당했던 일들 중 일부의 업무가 우리 회사에 기회가 주어졌다. 지난 3년간 보여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우리 회사에 또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고, 기존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회사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우리는 또 최선을 다해서 기존의 단점들을 보완하여 더 잘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첫 대회에서 우리가 담당했던 업무가 10% 정도에 불과했다면, 4개의 글로벌 대회를 거치면서 역할이 점점 늘어나 약 40%(추정) 이상까지 업무가 확장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매출의 크기도 물론 중요했지만 그만큼 우리 회사에 대한 신뢰가 커진 결과라고 생각하니 매우 뿌듯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만족을 모르는 남자. 절대 여기까지에 만족하지 않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또 새로이 부여될지 모르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부단하게 준비하고 있다. 신뢰를 쌓는 것도 어렵고, 그 신뢰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렵지만 그 신뢰를 무너트리는 것은 아주 간단하고, 순식간에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위기를 겪으며 그 파도를 슬기롭게 잘 견뎌낸 것은 온전히 미리미리 준비한 덕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강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게 아니라 준비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고, 살아남았기 때문에 스스로 강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자만심이 아니라 자존감이라고 할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기본 개념인 '배틀 로얄'의 정신 <Survival>

오직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고 칭해지는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절대로 뒤처지지 않도록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고, 주변을 배려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서바이벌 방식이다.

 

출처 : PU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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