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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Oct 08. 2021

직원이 퇴사를 입에 꺼내는 순간

중소기업 대표들의 흔한 착각 시리즈 6탄

회사 운영을 시작한 지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60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입사자가 있었고, 그만큼 많은 퇴사자가 있었다. 오늘 급여 대장을 열어보니 총 42번까지의 사번이 부여되었다. 현재 재직 중인 직원이 22명(자회사 포함 30명)이니, 총 20명의 직원이 우리 곁을 떠났다는 말이 된다.  생각보다 많은걸?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 번 지나간 인연들의 퇴사 사유를 한 번 쭉 살펴보았다.

출처 : 오늘의 짤방

권고사직, 학업, 단기 계약, 건강 등 비자발적 퇴사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본인의 의지로 회사를 떠난 사람은 총 7명이었다. 당시로 기억을 되돌려보면 각자 퇴사의 이유는 다양했다. 그중 2명은 정확하게 더 좋은 회사를 찾아서 떠나갔다. 우리 회사에 대한 불만도 없진 않았겠지만 명확하게 본인의 비전을 충족시켜주는 회사로의 이직이었다. 내가 어떻게 설득한다 해도 되돌릴 수 없는 퇴사였기에 쿨하게 보내드렸다.


나머지 5명의 경우에는 일단 이유 없이 떠난 사람이다.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던지, 회사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던지, 우리 업에 대한 비전이 없다던지, 근무 시간이 너무 길어서라던지, 각자 표면적인 이유는 다르지만 결국 어떤 이유에서든 이 회사에 더 다닐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


조그만 회사였지만 처음부터 조직의 체계를 만들고, 형평성을 고려하고, 심리와 멘탈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복지와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사내 갑질 문화를 근절하는 다양한 행위는 그 자체로 좋은 시도인 것은 맞으나 모든 것의 마스터키가 될 수는 없다. 모든 제도에는 소수의 불만자나 상대적으로 혜택을 덜 받게 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그 어쩔 수 없음이 회사의 면책 사유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왜냐하면 결과적으로 그 이유를 해결하지 못했고, 퇴사를 하게 되었으니까 그런 부분이 두고두고 안타깝다. 나도 약 3-4번의 퇴사를 돌이켜 봤을 때, 일단 입 밖으로 '퇴사'라는 단어를 꺼내는 그 순간 이미 9부 능선은 넘었다고 봐야 한다. 수많은 갈등과 고민, 번민 속에서 간신히 끄집어낸 사직서를 다시 서랍 속에 집어넣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일임을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진짜 목적이 '퇴사'가 아닌 '제도 개선'이나 '근무 조건' 등의 이유가 있었다면 '퇴사'라는 강수를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직원들의 입에서 '퇴사'라는 단어가 꺼내지기 전에 그 상황을 예단하고,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 그 해결책을 미리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니 마음속에 있는 '퇴사' 생각을 어떻게 찾아내란 말이냐? 라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 대한 소소한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당연하게도 '퇴사'를 결심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혼자서 가슴속에 감춰두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에게는 그것을 표현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여러 직원들과의 꾸준한 릴레이션십이 필요하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동료의, 선배의, 후배의 고충들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들어주는 사람이 그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야 털어놓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조건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 여러 직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를 하고 있으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동료들의 사연이 무심결에 튀어나온다. 당연히 고자질의 성격이 아니고, 걱정하는 마음에서이다. 그런 정보를 가지고 해당 직원과 또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치 나의 경험인 것처럼 이야기를 꺼내놓으면, 자신도 숨겨 두었던 이야기들을 함께 털어놓게 된다. 그렇게 자연스레 해결이 되는 문제도 있고, 아니면 함께 고민해보자고 약속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은 해결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한다.


그렇게 꾸준히 관리를 해도 결국 퇴사를 하는 사람은 생기게 마련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회사의 일이라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적당히 배분돼서  리가 없다. 한가할 때가 있는가 하면 바쁠 때는 일이 몰리기도 한다. 1 내내 일정하게 바쁘도록 일정을 정리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모든 직원들은 회사에서 자기만 일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수많은 면담을 통해 획득한 결론이다.  또한 회사 다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중간 과정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간 과정은  스스로 가장 디테일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당연한 직원들의 마음을 모른 채 하고 외면하는 순간 직원들의 마음은 조금씩 회사의 반대방향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어느 선을 넘는 순간 '퇴사'를 꿈꾸게 되는 것이다. 직원들의 '퇴사'를 막는 방법은 상당히 심플하다. 첫 번째 그 사실을 인지 하는 것. 두 번째 그 마음을 이해하는 것. 세 번째 해결과 대안을 함께 찾는 것. 


내가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직원들이 자기의 일처럼 업무를 맡아주었기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주인'도 아닌데, '주인 의식'을 가지라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사장은 사장 자격도 없는 것이다. 꼭 지분이나 주식이 아니더라도 '주인 대접'을 받아봐야 '주인 의식'을 가질까 말까인데, 주는 것도 없이 '주인 의식'이니 '책임감'이니 하는 무책임한 말만 늘어놓는 회사는 빨리 떠나시길 바란다.


나는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늘까지는 멀쩡했던 직원도 내일 홱 하고 마음이 돌아설 수도 있다. 오늘까지 돈독한 신뢰를 가진 광고주가 내일은 냉정하게 다른 사람을 찾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시도 마음을 놓지 않고 '최고의 우리'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최고의 우리'가 되려면 같은 마음을 가진 '우리'여야 하는 것이다. 직원들의 생각을 읽고, 마음을 얻는다는 것. 가장 쉽고도 가장 어려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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