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13일 차, 오늘의 일기
어제와 오늘, 연이은 면접으로 하루가 숨 가쁘게 지나갔다. 면접장에 머문 시간은 고작 20분 남짓이었지만, 그 20분을 위해 나를 정의하고 다듬는 시간은 훨씬 길었다. 면접 준비란 묘한 과정이다. 내가 가진 보잘것없는 능력을 꺼내어 닦고, 때로는 부풀려서라도 "나는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세뇌해야 한다. 덕분에 말하기 능력이 조금은 향상된 기분이다. 긴장 탓에 질문들이 파편적으로 기억나지만, 적어도 막힘없이 나를 변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스스로가 대견하다.
어제는 <넷플연가>의 커뮤니티 인터뷰어 면접이었다. 자기소개와 지원 동기 같은 정석적인 질문이 오갔고, 나는 준비한 답변을 열렬히 쏟아냈다. 마지막으로 역질문 시간을 주셨을 때, 단순히 면접자를 넘어 커뮤니티 매니저 직무까지 확장해 질문하며 내 관심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오늘은 <인디 매거진>의 아티클 에디터 면접이었다. 내가 열심히 준비한 자기소개는 건너뛰고 바로 지원동기부터 물어보셨다. 그리고 본론으로 들어가 "요즘 트렌드를 복음의 관점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주로 읽는 책 장르는 무엇인가?" 같은, 꽤 깊이 있는 질문들이 날아왔다. 횡설수설하지 않고 평소의 생각을 담아 자신 있게 답했다. 과거의 나를 믿는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하지만 결과에 목매지는 않는다. 이 지원들은 내 삶의 '메인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진짜 목표는 예비창업패키지, 그리고 파티룸 창업이다. 면접의 결과가 어떻든 퇴사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나는 창업에 매진할 것이다.
"요즘 파티룸 폐업 많이 한다던데?", "예약은 잘 찬대?" 내가 파티룸을 한다고 하면 으레 돌아오는 걱정 섞인 질문들이다. 맞다. 시장은 포화 상태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가 겪은 공간의 긍정적인 경험과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를 믿는다. 애초에 일확천금을 노리고 시작하는 게 아니다. 거창한 욕심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더 가볍고 빠르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물론 자신감만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기에, 철저한 준비는 필수겠지만.
나는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고 싶다. 왜 우리는 세상이 정해놓은 정답지로만 가야 할까? 수없이 자문했고,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후회할 거라면, 하고 싶은 걸 하고 후회하자." 남들처럼 회사 다니며 "아, 그때 창업해 볼걸" 하고 후회하나, 창업했다가 실패해서 "아, 회사나 다닐걸" 하고 후회하나, 후회의 질량은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도전하고 깨져보는 편이 낫다. 그래야 미련 없이 다음 챕터로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
재밌는 건, 지금 지원한 일들이 딴짓이 아니라는 점이다. 커뮤니티 인터뷰어는 사람과 1:1로 대화하는 능력을, 아티클 에디터는 타겟 독자(3060 목회자)를 위한 글쓰기 능력을 길러준다. 이 모든 경험은 결국 내 콘텐츠를 만들고 사업을 하는 데 밑거름이 된다. 모든 것은 연결된다. 그리고 그 연결된 지점들이 맞닿는 곳에 '나'라는 사람이 서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다. AI가 기존의 직업을 지우고 다시 쓰는 격변의 시대, 나는 나만의 기술과 서사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려 한다. 기획하고, 실행하고, 성과를 내고, 다시 발전시키는 과정. 그 안에서 자아실현을 이루고 싶다. 물론 두렵다. 앞으로 닥칠 불안과 걱정이 눈에 선하다. 하지만 두렵다고 떨고만 있기엔 내 남은 생이 너무 길다. 나는 좁고 어려운 길을 걷기로 택했고, 그 길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한다.
모태신앙으로 살아온 보람을 느낀다. 세상의 진리가 아닌, 하나님이 말씀하신 진리를 선택함으로써 얻는 막연하지만 단단한 자신감. 가끔 세상 사람들은 묻는다. "어떻게 신앙에 그렇게까지 몰입할 수 있어?" 그동안은 기독교의 부정적인 모습들 때문에 선뜻 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삶으로 답하고 싶다. "저렇게 당당하게 도전하며 사는 게 신앙인의 삶이구나"라고 세상이 인정할 수 있도록. 나는 증명해 낼 것이다.
※ 제미나이를 통해 만든 대략적인 파티룸 느낌이다. 이보다 세련되게 인테리어와 오브제도 둘 테지만 나름 마음에 들어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