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계가 타인의 세계와 만나 넓어지는 감각

퇴사 65일 차, 오늘의 일기

by 김시온

내 브런치에는 133개의 글, 4개의 작품이 있다. 아마 '퇴사 N일차, 오늘의 일기' 시리즈도 어느 시점이 되면 작품으로 정리될 예정이다. 보통 컨셉을 정해놓고 글을 쓰니 작품이 먼저 나오고 작품 연재 일자에 맞춰서 글을 발행했는데 대행사에서 근무하면서 한참 글을 안 쓰다가 퇴사 이후에는 불규칙하게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생활도 어느덧 2개월이 지나니 점점 규칙성을 갖게 됐다. 예전처럼 규칙적이게 글을 써보려고 브런치에 글을 다시 올리면서 그와 동시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다. 이전보다 더 업그레이드 돼서 사람들이 보는 글을 쓰기 시작했고 지금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쓰기' 7일 차다. 브런치는 좋아요나 댓글에 영향을 안 받다가 나중에 40개 가까이 되는 '좋아요'를 받아보니 도파민이 돌았는데 블로그는 매일매일 글을 쓰다 보니 방문자수가 매일매일 늘어가는 게 보여서 도파민이 돈다. 예전에 블로그에 썼던 글은 브런치에서나 먹힐 법한 글로 썼는데 요즘에는 블로그에 맞춰 쓰려고 노력 중이다.

https://blog.naver.com/inpersonal/224233518738


나중에 파티룸 창업에 아주 요긴하게 쓰일 블로그이다 보니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면서 내가 관심 갖고 보는 것과 내 시야에 들어오는 것들을 해석하는 것, 나를 브랜딩 하면서 파티룸을 브랜딩 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를 보더라도 리뷰나 평론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같이 본다면 어떤 질문으로 서로 대화할 수 있는지도 같이 남기고 있다.

영화 모임이든, 독서 모임이든,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질문'이다. 질문의 퀄리티가 곧 대화의 퀄리티를 결정하고, 그 대화의 밀도가 모임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의 나는 서툴렀지만, 이제는 안다. 재미없는 질문이나 닫힌 질문은 대화의 맥을 끊어놓을 뿐이라는 것을. 상대를 생각하게 만드는 열린 질문, 때로는 A와 B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도 서로의 '다름'을 확인하며 웃을 수 있는 질문. 그런 질문들이 오갈 때 비로소 대화는 즐거움이라는 에너지를 얻는다.


나에게는 소박하지만 확실한 꿈이 하나 있다. 나와 함께하는 모든 모임이 참여자들에게 '즐겁고 유익한 기억'으로 남는 것이다. 닫혀 있던 생각이 열리고, 나와 다른 타인의 생각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내 세상이 또 다른 세상을 만나 확장되는 경험. 그 경이로운 순간의 호스트가 되고 싶다.

그래서 요즘은 평소 관심 밖이었던 과학 인문학 책을 펼쳐 든다. 당장은 낯설고 재미없게 느껴질지라도, 그 안에서 보석 같은 호기심의 파편을 찾아내는 능력이 내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호기심으로 세상을 대하고, 그것을 유연하게 말하는 스킬을 기르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7일 차 블로그 포스팅을 이어가며 연마하는 '도끼날'이다.

작가의 이전글내 인생에 쓸모없는 경험은 단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