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으로 나를 발견하고 인생을 공부하는 시간
당신이 에니어그램을 들어보았고 또 접해본 사람이라면 이미 성공할 수 있는 카드는 손에 들고 있는 사람과 같다. 에니어그램은 당신의 삶의 성공을 가져다 줄 '운명의 카드'다. 하지만 좋은 카드를 손에 들고 있다고 다 성공할 수는 없다. 그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언제 어느 때 사용해야 할지 적절한 시기를 알아야 한다.
에니어그램은 한마디로 당신의 성격을 보여주는 지도와 같다. 지도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가면 아무리 험한 산도 반드시 정복할 수 있지만, 지도 없이 길을 가면 계속 실패와 좌절을 반복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이 성격의 지도와도 같은 에니어그램을 길잡이 삼아서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는 길로 안내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에 대해 연구를 하다 보면, 사람마다 각자가 살아가는 독특한 삶의 철학과 독특한 그 만의 '성격'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상을 바꾼 위대하고 훌륭한 사람들은 저마다 다 독특한 자기만의 성격이 있었다. 한 사람이 가진 독특한 성격이 그 사람의 삶을 이끌어가고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재료가 된다.
에니어그램은 인간이 가진 타고난 성격을 '아홉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완벽해지려는 사람, 타인을 도우려는 사람, 성공하려는 사람, 특별해지려는 사람, 유식해지려는 사람, 충성하려는 사람, 행복해지려는 사람, 남을 통제하려는 사람, 중재하려는 사람 등이다.
신기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이 아홉 가지 성격 안에 다 설명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 아홉 가지 성격의 지도안에서 우리는 각자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들인지를 파악하고 내가 가진 성격의 특징과 장단점을 구분할 수 있어야만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할지를 알 수가 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이 책과 다른 에니어그램 관련 서적의 책과 비교하며 어떤 책이 더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썼는지를 판단하며 비교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보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이 책에 옮겨보기로 하겠다.
에니어그램을 나름대로 공부하고 가르치는 대부분의 사람이 에니어그램 하면 ‘어 그거 심리 파헤치는 거 아냐?’ 혹은 ‘어 그거 MBTI같이 성격 파악하는 거지?’라고 생각하며 에니어그램을 단순히 인간의 성격이나 심리를 파악하는 검사 도구 정도로 알고 또 그렇게 가르치고 있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에니어그램의 기원을 알면 그 생각이 여지없이 무너지게 된다.
에니어그램의 처음 시작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추정하기론 지금으로부터 약 4,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때는 이집트가 세계의 4대 문명에 전성기를 이루고 있었던 시대였고 중동과 바벨론 지역 일대에서 이집트는 가장 문명이 발달한 나라였다. 이때 성서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이란 유대인들의 조상이 태어났고 그 후손들이 두 파로 갈라져서 한 부류는 이삭의 계열인 유대교 종파로 또 한 부류는 이스마엘 계열인 이슬람 종파로 갈라진다. 에니어그램은 이 두 개의 종파 중 희랍의 이슬람 종파에 속했던 ‘수피(Sufism)’라는 신비주의 분파에서 출현하게 되었다. 이들은 아브라함을 통해 전승받은 유일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인간이 신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길에 관해 연구하며 도의 길을 걸었던 수도승들이었고 이들에 의해 신과 가장 근접한 인간의 모습이 ‘아홉 가지 얼굴’로 발견되면서 에니어그램은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에니어그램은 희랍어로 ‘에네아 ennea, 아홉’과 ‘그라모스 grammos, 점·선·도형’의 합성어로 탄생한 단어이다.
에니어그램의 기원과 배경을 알면 누구든 ‘아, 내가 너무 에니어그램을 단순하게 알았구나’라는 반성의 마음이 든다. 그게 정상이다. 하지만 너무 무거우면 가지고 다니기 부담스럽다. 그래서 이 에니어그램이 전파되고 전승되어온 계보를 알아야 지금의 내가 이 에니어그램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할지가 보인다.
에니어그램은 좀 전에 말했던 수피파에 의해 알려질 때 만해도 ‘신성연구의 도구’, ‘종교적 가치를 이해하는 수양의 도구’로 소개되었기에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을 리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드디어 물 위로 떠오르게 만든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구르지예프(Gurdiiev, Georgei Ivanovich 1874~1949)라는 인물이다. 그는 러시아의 신비주의자로서 에니어그램의 체계를 정립한 아주 정신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다. 그가 어떻게 에니어그램을 접하게 된 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아마도 그가 깨달은 삶의 철학과 사상이 에니어그램의 사상과 일치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는 자신이 깨달은 우주의 법칙 아래 에니어그램의 아홉을 이해하였고 인간이 어떻게 성숙하고 퇴보하는지, 어떤 인간이 가장 이상적이고 완전한 모습인지를 에니어그램의 상징도형으로 풀어내었다. (그림2. 구르지예프와 에니어그램 상징도형)
구르지예프를 통해 에니어그램이 서구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에니어그램은 날개를 단 듯이 뻗어 나간다. 그리고 이것을 다시 심리학의 체계로 정립한 볼리비아 심리학자 이차조(Oscar Ichazo)와 그의 제자인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나란조(Naranjo)가 정신의학의 체계 안에 에니어그램을 접목했고 이후 돈 리처드 리소(Don Richard Riso)와 그의 동료인 러스 허드슨 (Russ Hudson)이 에니어그램을 사회심리학 발달에 적용하면서 에니어그램은 덩치가 상당한 심리학의 체계로 그 이론이 방대해져 온 것이다.
이쯤 되면 머리가 더 복잡해지고 도대체 이 에니어그램이 수피들이 개발한 것인지,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것인지가 헷갈려 책을 조기에 덮고 싶은 복잡한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복잡해질 때는 근원을 찾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면 된다. 아까도 말했지만 에니어그램의 시작은 심리학도 정신의학도 사회심리학도 아니다. 이것은 단지 에니어그램을 좀 더 우리가 폭넓게 이해해볼 수 있는 돋보기들일 뿐이다. 에니어그램의 근본적인 모티브는 “어떻게 해야 인간이 성숙할 수 있는가?”, “어떤 인간이 온전하고 이상적인 모습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한마디로 “당신은 누구여야 하는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은 에니어그램을 수피들의 무거운 내용으로 또는 심리학자들의 어렵고 복잡한 내용으로 풀어가기보다 양쪽의 균형을 맞춰 적절한 이해와 안내를 하려고 한다. 앞서 말했듯 에니어그램을 통해 우리가 좀 더 이상적이고 온전한 인간, 그야말로 인간다운 인간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에니어그램은 우리에게 어느 정도 진지함과 어느 정도 깊이를 요구하고 있다. 당신이 적어도 지금과 같이 별 대수롭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은 평범한 일상 안에 안주하고자 하거나, 더이상 자기성찰을 하지 않고 세상을 향해 무조건 도전해보려고 하고 있다면 이 책은 당신을 잠시 멈추게 할 것이고 내려놓게 할 것이며 당신의 백 퍼센트까지는 어렵더라도 어떻게 당신이 바뀌어야 세상에서 당신이 제 몫을, 제 역할을 하게 될지는 깨닫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에니어그램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디까지 흘러왔는지 그 역사와 배경을 알았다면 이제 에니어그램 안으로 들어가 보자. 가장 먼저 에니어그램의 기본이해부터 해야 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어떤 과목이든지 항시 그날그날의 주제와 제목이 있고 그 주제와 제목을 알면 전체를 이해한 것이나 다름없듯이, 에니어그램도 에니어그램이란 단어 속에 모든 핵심이 녹아 있다. 처음에도 말했듯이 에니어그램은 ‘아홉 개의 점·선·도형’을 말한다. 그러면 여기에서 핵심 단어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 바로 ‘아홉’이라는 것과 ‘점·선·도형’이 그것이다. 도대체 아홉이란 것이 무엇이고 점·선·도형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어떤 의미인가? 지금부터 알아보겠다.
에니어그램에서의 ‘아홉’은 어떤 숫자나 차례, 순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얼굴이 아홉 개, 모습이 아홉 가지, 성격이 아홉 유형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아홉 가지 존재, 아홉 가지 사람을 연결해주는 것이 바로 점·선·도형이다. 간단히 말해서 ‘아홉’은 나 자신의 모습들이고 점·선·도형은 나와 연결되고 있는 세상이다. 버스를 타본 적이 있을 것이다. 버스를 타면 처음에는 정류장에서 시작한다. 이것이 내가 있는 지점 곧 내 모습, 내 번호, 내 유형이다. 그 정류장에서 내 앞에 도착한 버스를 타게 된다. 내가 세상으로 처음 연결되는 순간이다. 물론 버스를 영원히 못 탈 수도 있다. 개인의 의지에 달린 일이다. 변화의 의지 말이다. 버스가 내 앞에 도착하면 그 버스가 내가 타야 할 버스인지 번호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잘못된 방향으로 안내하는 버스라면 수백 대가 내 앞을 지나도 그 버스는 타면 안 된다. 드디어 내가 타야 할 번호를 가진 버스가 도착했다. 그 버스에 올라타라, 그리고 그 버스 안에서 앉아서 갈지 서서 갈지는 중요하지 않다. 버스가 나를 어디까지 안내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적절한 순간에서 나는 그 버스에서 내려야 한다. 어떤 사람은 버스에 타서 졸다가 종점까지 간다. 그러면 많은 후회를 하게 된다. 잘못 살았다는 인생의 후회를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이 항시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변화에 적응하고 민감해야 한다. 계속 끊임없이 움직여야 산다. 적응하고 대처하고 해결하면서 배워가고 성장해야 한다. 그러다가 내가 탄 버스가 더 이상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과감하게 미련 없이 그 버스에서 내려야 한다. 과거에 연연해서 추억으로 미래를 낭비할 여유가 없다. 에니어그램은 이러한 버스를 타고 내리는 반복적인 과정속에 처음에 시작했던 그곳으로 다시 나를 안내해준다. 다시 내가 처음 있었던 그 장소로 돌아왔을 때 나는 여러 버스를 타고 내리며 경험했던 과정속에 많이 성장하고 성숙한 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에니어그램은 나를 현재의 모습에서 성숙하고 건강한 온전한 사람이 되도록 안내해주는 자기성찰의 지혜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물이든 우리는 세상의 어떤 물체라도 삼분법으로 이해해 볼 수가 있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 다니며 미션동아리에서 기타(guitar)를 배웠고 지금도 기타를 친구처럼 끼고 산다. 기타를 보면 크게 세 부위로 구분할 수 있다. ‘헤드(head)역역’ 기타의 머리에 위치하면서 기타의 음을 조율할 때 줄 감개가 있는 부위이다. 그다음에는 ‘넥(neck)영역’으로 기타의 목에 해당하면서 왼손으로 기타의 코드를 잡는 부위이다. 마지막으로 ‘바디(body)영역’ 기타의 몸통에 해당하면서 오른손으로 소리를 울려주는 사운드홀(sound hole)이 있는 부위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에게는 기(氣) 곧 에너지가 집중되는 곳인 머리, 가슴, 장이 있다. 이것을 에니어그램에서 '힘의 중심, 에너지 중심'이라 부른다. 에니어그램의 아홉 유형은 이 힘의 중심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머리는 인간의 '사고'를 담당하는 영역으로서 정보를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슴은 인간의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으로서 정서를 느끼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은 인간의 '본능'을 담당하는 영역으로서 욕구를 채우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니어그램 아홉 유형 중 머리에 속한 유형들은 5번 유형, 6번 유형, 7번 유형이다. 5번 유형은 지식을 얻기 위해 사고하고 6번 유형은 확신을 얻기 위해 사고하며 7번 유형은 즐거움을 얻기 위해 사고한다. 가슴에 속한 유형들은 2번 유형, 3번 유형, 4번 유형이다. 2번 유형은 타인을 돕기 위해 감정을 쓰고 3번 유형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감정을 쓰며 4번 유형은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사용한다. 장에 속한 유형들은 8번 유형, 9번 유형이다. 8번 유형은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본능을 쓰고 9번 유형은 중재하기 위해 본능을 쓰며 1번 유형은 개혁하기 위해 본능을 사용한다. 따라서 같은 머리, 가슴, 장안에 속해 있다 할지라도 아홉 유형들이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행동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한 사람의 유형을 판단함에 있어 어떻게 사고하는지, 어떻게 느끼는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잘 관찰하여 유형을 판단해야 한다.
머리 중심 5, 6, 7 유형이 사고를 쓰는 태도
5번 유형 → 지식을 얻기 위함, 6번 유형 → 확신을 가지기 위함, 7번 유형 → 즐거움을 얻기 위함
가슴 중심 2, 3, 4 유형이 감정을 쓰는 태도
2번 유형 → 타인을 돕기 위함, 3번 유형 → 목표를 이루기 위함, 4번 유형 → 정체성을 얻기 위함
장 중심 8, 9, 1 유형이 본능을 쓰는 태도
8번 유형 → 힘을 과시하기 위함, 9번 유형 → 중재하기 위함, 1번 유형 → 개혁하기 위함
등산을 하러 간다고 해보자. 가기 일주일 전부터 걱정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산에 가면 안전할지 철저한 계획과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계획만 하고 날짜와 시간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은 머리형에 가까운 사람이다. ‘누구랑 같이 가면 좋을까? 내가 싫어하는 그 양반은 거기에 올까? 가면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야지, 아 너무 설레어 기분이 벌써 좋아지네’ 하면서 두근거려 하고 있다면 당신은 가슴형에 가까운 사람이다. ‘갈 때는 내가 주도해야겠어, 본을 보여줘야지, 혹 내가 뒤처진다면 내 후배들이 나를 비웃을 거야’라는 생각에 열심히 운동을 하고 계신다면 당신은 본능에 충실한 장형에 가까운 사람일 것이다.
연인과 영화를 보러 갔다고 해보자. 그날의 영화는 ‘멜로 영화’였다. 멜로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훔치며 감정이입 하고 있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있다면 그녀는 가슴형이다. 멜로 영화를 보는 내내 배가 고파서 집중이 안 된다. 빨리 영화가 끝나서 밥을 먹으러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당신은 장형이다. 그러다 옆을 보니 영화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영화의 한순간도 소홀히 지나치지 않는 진지한 관객을 보게 된다. 그 관객은 머리형이다.
이처럼 머리, 가슴, 장의 힘의 중심에 따라 상황에 반응하는 태도와 행동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것은 우리가 언제든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상황들인데 단지 에니어그램을 알고 보면 이해가 너무 잘 가는 상황들이고 모르면 ‘재는 왜 또 저래?’하면서 상대를 나와 분리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내가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지식과 깨달음이 없으면 그 관계는 너무도 뻔한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을 놓치고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그 상대를 정확히 파악하자.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말고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먼저 해결해주자. 준 만큼 돌아오고 베푼 만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