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담아 즐거운, 트렌드를 타지 않아 오래 가는 공간들
건축 설계, 디자인을 하다보면 유난히 우여곡절이
많은 프로젝트를 만나게 됩니다. 직접 참여했던
프로젝트가 그랬던 경우도 부지기수지만,
수행 팀을 너무 고생시키는 바람에 옆 팀에서
하고 있어도 그 고난이 절로 느껴지는 것들이 있죠.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광주 아시아문화의 전당,
ACC 프로젝트였습니다. 수행 팀에 속했던 후배가
건강이 염려될 정도로 오랜 기간 시달렸는데요.
무사히 잘 준공이 되었지만 아마도 참여했던
많은 분이 애증의 프로젝트로 기억하실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크게 이슈가 되었던 것이
'지역에 들어서는 상징적 건물이 왜 땅 속에 묻혀
잘 보이지도 않게 설계를 해놓았느냐'라는
불만이었습니다. 건축과 공간에 대한 의식수준이
제법 높아진 지금 돌이켜 보면 '뭐 그런 정도의
이슈거리로 난관을 겪나' 싶으실 것 같습니다.
아픈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건물과 함께 자연스럽게
문화예술공간이 가져야 할 미덕과 공공 공간이
시대를 타지 않고 오래 시민들 속에 자리 할 수
있는 디자인, 그것이 건축가인 우규승씨의 생각이라
저는 느꼈습니다. 다만, 빌바오 구겐하임 처럼
웅장한 랜드마크를 원했던 사람들의 눈에는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었겠죠. 준공한지 10년이
좀 못되는 지금 보면, 같은 건축가가 설계한
환기미술관처럼 ACC도 사람들 곁에서 와인처럼
잘 익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024년 서울은 그야말로 세계적 건축가들의
격전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서울시에서
용적률 인센티브를 내건 '창의혁신 디자인' 제도에
발맞추어 이를 얻기위해 너나 할 것 없이 글로벌
건축가들을 컨택하고 있죠. 세계 곳곳에 프로젝트로
자신의 역량을 입증한 작가들이지만, 디자인 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된 일부 공간들을 보면 과연
주어진 땅의 맥락은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
단지 '혁신적으로 보이기 위해' 눈에 띄게 과감한
외관을 그려낸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갑니다.
맥락이라고는 끝없이 펼쳐진 모래밖에 없는
네바다 블랙록 사막 위, 며칠 동안 즐기다가
불태워 질 버닝맨 페스티벌의 조형물이라면
좀 더 화려하고 도전적인 것이 그 맥락에 맞는
방향이겠죠. 하지만 그것이 수십년, 백년 가까이
우리 곁을 지키게 될 건축 공간이라면 어떨까요.
9월의 서울 축제가 된 프리즈, 키아프 서울 처럼
문화예술은 이제 우리의 일상에 깊이 자리했습니다.
이를 다루는 공간도 해마다 선보이고 있는데요.
올해 선보일 대구 간송미술관, 그리고 내년 이후
만나게 될 서서울미술관과 서울영화센터는
앞서 언급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어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국내 건축계를 선도하는 최문규,
김찬중, 그리고 서펜타인 파빌리언 선정에 빛나는
조민석 건축가 처럼 한국 건축계를 이끌어 나가는
분들의 예술공간이 수십년, 백년 이후에도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대에 비록 이슈로
시달리더라도, 시대를 타지 않는 건축가의 안목이
존중받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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