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가 아주 어릴때는 잠시 텔레비전 볼 때 영어판 아기곰 푸우를 보여줬다. 한편에 2분 정도 되는 아주 짧은 이야기 모음이었다. 영차영차 대신에 히-호- 하면서 힘쓰는 이야기를 흉내내곤 했다.
좀 지나서 뽀로로 영어판을 보여줬는데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뽀로로 캐릭터 자체는 좋아하게 되었고 뽀로로 책도 좋아했다.
할머니에게 며칠 맡긴 사이에 뽀로로 한글판을 몇 번 봤는지 뽀로로 영어판을 틀어주면 '이상한 말 한다' 이러면서 안 보려고 떼를 써서 결국 뽀로로 한글판을 자꾸 보게 됐다.
36개월이 넘어서자 뽀로로 시즌1-4까지 정주행을 수도 없이 해서인지, '로보카 폴리'에 맛들였다. 용감한 구조대 로보카 폴리~ 노래도 따라하고, 할머니집에만 가면 일단 텔레비전부터 보자고 해서 나름대로 교육중이다.
30개월 쯤에 연아가 뭐 갖고 싶다고 하면 엄마아빠는 늘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줄 거라면서 뒤로 미뤘다. 그때부터 연아는 필요한 게 있으면 산타할아버지가 주면 좋겠다 했는데, 그때 갖고싶은 건 딸기맛 사탕이나 알록달록 공 정도였다.
39개월차에 접어든 연아는 폴리에 푹 빠져서 드디어 이런 말을 했다
"산타할아버지가 우리 집에도 텔레비전 나오게 해 주면 좋겠다."
집에서는 책이 그려진 포스터를 향해 자구 리모컨을 누르는 시늉을 하면서 이번에는 뭘 볼까? 아빠가 골라봐! 이러면서 소꿉놀이가 아닌 '텔레비전 보기 놀이'를 열심히 한다.
텔레비전은 이렇게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