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집은 '창고'인가요, '우주'인가요?

채우기보다 10배 더 중요한 '비움'의 기술

by 집우주

집을 보러 다니다 보면 문을 열자마자 숨이 '턱' 하고 막히는 집들이 있다. 평수가 좁아서가 아니다. 현관 입구부터 베란다 끝까지, 정체모를 물건들이 동맥경화처럼 꽉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사 가면 다 버릴 거예요. 하하" 집주인들은 멋쩍게 웃으며 말하지만, 나는 안다. 그 짐들은 고스란히 새집으로 따라가 또다시 그들의 숨통을 조일 것이다. 그건 물건이 아니라, 버리지 못한 미련의 덩어리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인테리어'라고 하면 무언가를 사서 채워 넣는 것을 떠올린다. 예쁜 조명, 근사한 소파, 유행하는 오브제... 하지만 나는 단언컨대, 가장 훌륭한 인테리어는 '비움'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물건은 단순히 부피만 차지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공간의 '에너지'를 잡아먹는다. 3년 동안 한 번도 입지 않은 코트, 언젠가 쓸 것 같아 모아둔 쇼핑백, 읽지도 않으면서 책장을 점령한 전집들... 이 죽은 물건들은 마치 '블랙홀'처럼 집안의 생기를 빨아들인다.

내 우주가 팽창하려면, 필연적으로 공간이 필요하다. 꽉 찬 잔에는 새로운 물을 따를 수 없듯, 과거의 물건들로 가득 찬 집에는 현재의 나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나는 가끔 마음이 복잡할 때면 쓰레기봉투 하나를 들고 집안을 배회한다.

그리고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물건이 지금의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

대답이 망설여진다면, 과감하게 봉투에 넣는다. 그것은 물건을 버리는 행위인 동시에,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잡념과 걱정을 물리적으로 덜어내는 의식이다.

신기하게도 비워낸 만큼 공간은 넓어지고, 공기는 가벼워진다. 텅 빈 벽이 드러나고 바닥이 보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집은 '창고'에서 벗어나 다시 숨 쉬는 '우주'가 된다.

좋은 집을 골랐는가?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채울지 결정하기 전에, 무엇을 비울지부터 고민해 보자.


당신의 우주는, 당신이 남기기로 결정한 것들로 정의된다.


버리는 것은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진짜 소중한 것을 선명하게 남기는 과정이니까


집우주의 부캐와 만나고 싶다면

이전 16화남들이 좋다는 집 말고, 내가 살고 싶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