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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집 Mar 10. 2021

서울시 GTX 광화문, 동대문, 왕십리신설 요구

구리 갈매, 안양 인덕원, 의왕 등 다른 지자체도 원한다


서울시가 GTX 정거장을 3개 더 추가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제안했다. GTX-A노선 광화문(시청)역, B노선 동대문(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C노선 왕십리역 등으로 서울 지하철과 원활한 환승을 위한 목적 에서다.



서울시 측은 “기존 계획에 의하면 서울 도심까지는 빠르게 접근할 수 있지만 환승을 통한 실제 목적지까지의 도달 방안에 대해서는 충분한 고려가 부족해 향후 수도권 이용객의 불편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주민의 과반수는 목적지가 서울 중심부이며, 중심부를 관통해 그 외 지역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낮다. 실제로 GTX-A노선에 해당하는 파주·고양 축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자의 목적지 중 서울 중심부가 차지하는 비율은 60% 수준이고, 중심부를 지나 한강 이남까지 이동하는 비율은 18.2%에 그쳤다.
 

 또 GTX 승객 중 서울 지하철로 환승해 목적지로 가는 비율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요 환승 거점이 될 정거장을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가 신설을 제안한 세 역은 모두 이용 인구가 많은 서울 지하철 2호선과 연결된다.


어차피 기존 GTX 노선을 이용해서 서울 중심부로 다시 환승해야 하는 과정을 거칠 텐데 그 번거로움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추가역을 제시한 것이다.


추가 정차에 따른 통행시간 절감 비율

현재 GTX-A 노선의 주요 거점 정거장은 서울역과 연신내역이다. 

서울시의 건의대로 중간에 광화문(시청)역을 신설할 경우 킨텍스에서 GTX-A를 타고 시청역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23분에서 17분으로 줄어든다. 

기존 A 노선 대비 8% 통행시간 절감


GTX-B노선 서울역과 청량리역 사이에 동대문(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신설하면 마석역에서 2호선 환승까지 걸리는 시간이 32분에서 25분으로 7분 줄어든다. 

기존 B 노선 대비 28% 통행시간 절감


GTX-C노선 삼성역과 청량리역 사이에 왕십리역을 만들면 의정부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6분에서 19분으로 단축된다. 

기존 노선 대비 29% 통행시간 절감


1분 1초가 소중한 출근 시간대를 생각하면 꽤 유의미한 수치의 시간 단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GTX-C 왕십리역 정차 사전타당성조사 연구용역 요약’에 따르면 왕십리역을 신설할 경우 GTX-C 이용객은 하루 약 7만 3000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양주시 덕정역 ~ 수원역을 잇는 GTX-C 노선은 당초 10개 역 하루 이용객 68만 9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서울 지하철 2·5호선과 분당선, 경의·중앙선 등 환승이 편리한 왕십리역이 생길 경우 이용객이 하루 76만 2000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 7만 3천 명


왕십리역 신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3096억 6000만 원이다. 이중 공사비는 1954억 4000만 원, 부대비와 예비비는 401억 8000만 원이었다. 여기에는 30년간 운영할 경우를 가정해 운영비 740억 4000만 원도 포함됐다. 다른 추가 정차역의 신설에 드는 비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향후 30년간 운행 시 운임수입이 5947억 1000만 원으로 예상투자 타당성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1.0이 넘으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편익비용비(B/C)가 1.10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GTX-C 이용 증가에 따른 교통사고 감소, 환경비용 절감 등 사회적 영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경제성 분석’에서도 편익비용비는 1.05로 나왔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gtx의 운행속도가 느려져 급행열차의 취지가 훼손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청량리에서 삼성역으로 직행할 경우의 속도는 (하행 기준) 시속 100.71㎞이지만, 왕십리역을 거칠 경우 운행속도는 청량리~왕십리역이 시속 64.78㎞, 왕십리역~삼성역이 시속 91.34㎞다. 이에 따라 정차시간을 포함한 전체 표정속도는 시속 91.07㎞→시속 88.91㎞로 약 2.16㎞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운행 시간은 1분 12초 길어진다.



또한 역당 3000억 원이 넘는 건설비용을 들여 수도권 집중만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GTX는 수도권 외곽 주민들이 서울에 쉽게 갈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 서울에 인구와 직장, 경제력이 집중되고 경기도는 베드타운처럼 기능하는 현재 수도권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서울 내 정거장을 만들어 서울 내 이동을 편리하게 하자는 주장은 전형적인 서울 중심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현재 GTX 추가 역 정차 및 연장을 요구한 수도권 지자체는 서울시뿐만이 아니다. 수도권 곳곳에서 GTX 정거장을 유치하려는 지자체 및 주민들의 의지가 뜨겁다. GTX라는 교통 인프라 개선이 부동산 가치를 올려주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구리시는 정부에 GTX-B 노선 갈매역 정차를 건의했다. 주민 5,800여 명의 서명부도 전달했다. 안양시는 GTX-C 노선 인덕원역 정차 추진을 올해 중점 과제로 삼았다. 의왕시도 블로그에서 다룬 적 있듯이 GTX-C 노선이 의왕역에 정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외에도 C노선을 평택·동두천·연천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지자체의 요구도 있다. 이런 가운데 아직 발표 전인 GTX-D는 김포시와 인천시가 기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번 말하지만 GTX는 주택 값을 올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29일 국토부가 GTX-A 노선 창릉역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해당 지역 집값이 수직 상승했다. 창릉역사가 생길 것으로 추정되는 곳과 가까운 아파트 단지는 발표 전 9억 원에 거래됐다가 발표 후인 지난달 5일 11억 원에 거래됐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역 인근의 준공 30년 차 ‘월드아파트’ 전용 50㎡는 1월 20일까지만 해도 2억 원 초반대에 거래되다가 GTX-C 노선이 상록수역을 정차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난달 28일 4억 1,000만 원에 매매됐다. 정차 여부가 공인된 적은 없지만 시장은 가능성만으로도 달아올랐다.
 


결국 GTX 추가 유치를 보는 시각은 불안하다.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문제 때문이다. 아울러 급행철도라는 본연의 기능과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정차 역 추가 요청 가운데 1~2곳의 요구만 수용되더라도 속도 저하는 불가피하다. 


유 교수는 “GTX는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수도권 내 이동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주거와 근무 행태를 바꾸는 혁신적인 교통수단”이라며 “완행열차의 3~4분과 GTX 3~4분을 동일한 잣대에서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국토부도 추가 역 정차 등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A 광화문역은 지방 예타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GTX-B노선의 경우 아직 노선 계획도 나오지 않았다. GTX-C는 지난해 기본 계획이 이미 나왔다”며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창석 국토교통부 수도권광역철도팀장은 “열차 운행 속도가 떨어지더라도 시민 편익 등이 충분하다면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도 “지자체가 요구한 신설 역만 10여 개가 되는 상황이어서 모든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본다. 사업성과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방행정연구원에 맡긴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는 3월 중으로 나올 예정이다.


결국 GTX 추가 역사가 가능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는 사안인 만큼 정부 측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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