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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집 Jan 15. 2021

GTX-D, 사업성(하남)이냐 교통의 균등분배(광주)냐

동네에 GTX가 들어온다는 소식 보다 좋은 호재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냥 지하철 역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호재라며 집값이 상승하는데, 광역고속철도인 GTX가 들어서는 일이기에 집값이 더 큰 폭으로 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현재 GTX는 A노선이 착공 중이며, C노선이 확정되었고 B노선은 21년 중으로 기본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D노선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경기도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건의 사업’으로 GTX-D노선 등 50개(55조원 규모)를 최종 확정했다. 이에 국회 등에 사업 반영을 요청하여 50개 사업 중 GTX-D노선이 5조9천억여원 규모로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우리나라 철도의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 및 철도운영 효율화를 위한 방안 등을 제시하는 10년 단위 중장기 계획으로 이 계획에 노선이 반영돼야 철도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수요 사업을 취합하고 있으며, 행정절차와 심의를 거쳐 2021년 상반기 최정 확정을 할 예정이다.                    

경기도청은 “D노선이 개통될 경우, 김포·검단 등 2기 신도시, 대장·계양 등 3기 신도시와 서울 남부 주요 거점을 30분대에 연결하는 것은 물론, 그간 광역급행철도 수혜권역에서 소외됐던 김포·부천·하남 지역 도민들의 교통편의 증진과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이 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그 이유는 현재 GTX-A, B, C 노선이 어디를 지나지 않는지 보면 알 수 있다. A는 경기 북서부(파주)~경기 남동부(동탄), B는 인천~경기 북동부(남양주), C는 경기 북부(양주)~경기 남부(수원)를 이어주는 노선들이며, 경기도에 GTX가 관통하지 않는 남은 방향은 경기 서부~경기 동부 정도를 관통하는 방향만 남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위와 같이 경기 서부(김포)~경기 동부(하남)를 지나는 노선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 확실한 것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각 지자체들은 GTX-D노선 유치를 위해서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타당한지 살펴보겠다.


김포시

경기 서부에 위치한 김포시는 평균연령 39세, 전국 인구 증가율 2위, 서울 전출 인구유입 1위라는 높은 생산기능 활동인구와 고급인력의 유입이 일어나는 도시이다. 여기에 더해 기업의 수도 증가하는 추세여서 김포의 인구 증가 추세는 가파른 상태이다. 그렇기에 이 인구들의 출퇴근 교통복지를 위해 GTX-D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포시의 주장이다. 20년 11월 기준 인구수는 48만이다.

이런 인구 증가와 늘어나는 산업체들에 힘입어 김포시에서 출발하는 GTX노선의 B/C값은 1.02로 사업성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빠르게 늘어나는 인구, 경기도권에서 상대적으로 교통이 열악한 지역이며 사업성이 있는 김포는 충분히 GTX가 정차할 만한 지역으로 보인다.


인천광역시

인천광역시 역시 GTX-D노선을 위해 노력을 하는 지자체이다. 인천은 이미 GTX-B노선이 있지만 이 노선은 송도와 인천시청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인천공항과 청라를 강남으로 연결하는 고속 철도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D노선을 위해 노력을 하는 상황이다. GTX-D 노선을 통한 시간 단축효과가 아래와 같이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 인천국제공항→서울남부(삼성역)《120분→45분, △75분》 / 하남《138분→56분, △82분》

▪ 검단→서울남부(삼성역)《130분→28분, △102분》 / 하남《165분→39분, △126분》

그러나 다른 지자체에서 보면 이기적인 주장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GTX노선 하나가 지나는데 또 하나를 원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하지만 인천은 부산에 이어 인구가 300만에 근접한 대도시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인구수가 많으니 자연스레 교통편의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고 사업성 역시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B/C값은 1.03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인천시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인천공항을 노선에 포함하는 경우 Y자 형태로 노선이 추가되어 사업비가 가중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 사업비 추가 문제가 국가계획에 반영되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저런 Y자 형태의 노선을 고집하지 않더라도 인천은 2개의 GTX노선을 유치할 확률은 충분하다. 검단신도시와 계양구가 결국은 인천이고 김포에서 출발하여 서울을 가로지르는 길에 자연스레 위치한 도시여서 이 두 지역을 피해가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인천시는 GTX-D노선이 들어설 확률이 크며, 사업비 문제까지 해결한다면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Y자 형태의 노선까지 추가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천시

부천시 역시 인천과 비슷한 맥락에서 GTX가 2개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김포발 GTX가 지나가는 곳에 위치한 인구 84만의 도시로 부천종합운동장역은 GTX-B노선이 예정되어 있어 역사를 새로 지을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부천시는 D노선을 유치하여 경기 서부권의 교통 요충지로 자리잡기 위해서 힘쓰고 있다. 부천시는 김포, 하남시와 ‘GTX 수혜범위 확대 관련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맺는 등 GTX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동구

강동구는 현재 교통편이 좋지 않은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때문에 5, 8, 9호선 연장을 비롯한 많은 교통 호재들이 이어지고 있는 지역이지만, 광역철도인 GTX가 들어선다면 교통환경이 배로 개선될 것이 분명하다. GTX가 들어선다면 강동구에서 강남까지는 10분만에 이동이 가능해지며, 수도권 남부의 주요 거점도시까지 30분대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2023년 인구 55만으로 예상되는 도시인만큼 급증하는 인프라에 발맞춘 교통편의 구축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 강동구 주민들의 주장이다.

만약 하남시에 GTX가 연결된다면 강동구를 피해 노선을 연결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강동구는 하남시가 GTX역으로 확정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남시

경기 서부에 김포가 있었다면, 동부에는 하남이 있다. 하남시는 서울시 남동쪽 강동구와 송파구에 인접한 도시로 경기도 인구 증가율 2위로 2015년 이후 꾸준히 인구가 증가 추세인 도시이다.


2030년에는 약 46만명의 인구가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의 신도시 개발과 함께 하남시 도시 개발 계획 등으로 서울에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는 지역중 한 곳이다.

위례 신도시, 미사 강변도시, 감일지구 등이 조성되어 있는 상황이며 향후 3기 신도시인 교산 신도시 개발까지 확정되어 부족한 교통 인프라를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는 지역이다. 3, 9호선 연장될 계획에 있지만 이들이 연장되어도 강남권 진입에 한시간 가량 소요되어 더 빠른 GTX의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앞서 말했듯 하남시는 김포, 부천과 함께 GTX 수혜범위 확대와 최적노선 마련을 위해서 상생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고 이 시들의 계획대로면 B/C값은 1.02로 사업성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남양주시

남양주시는 GTX를 하남시까지만 연결할 경우 중앙선과 단절이 발생함에 따라 국가국토균형 철도연계망 및 운영효율성이 떨어지므로 남양주까지 GTX를 연장해야 한다며 주장을 하고 있다. GTX-D노선까지 개통되면 강릉선축(청량리~강릉), 중앙선·동해선축(청량리~부전(부산))에 도입되는 고속화 철도(EMU-250)와의 연계가 보다 강화되어 강원ㆍ충청ㆍ영남권 접근성이 항상 될 것이며, 국토 균형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남양주시의 주장이다.

물론 남양주시 역시 GTX-B노선이 지나는 것으로 확정된 상황이라서 D노선까지 바라는 것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남양주는 최대 규모의 3기 신도시인 왕숙 신도시의 입주를 앞둔 상황이며, 현재 인구 71만에 장차 100만을 바라볼 잠재력을 가진 도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래 인구통계를 보면 1년새 인구가 1만명이 증가했고 계속되는 신도시 입주로 인해 인구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정말로 교통에 소외된 지역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경기 광주시와 이천시는 각각 인구수 38만, 21만의 도시인데 경강선 하나만 지나는 교통 소외지역이다. 광주에서 강남역까지는 약 1시간, 이천에서 강남역까지는 1시간 15분이 소요되는 상황이기에 GTX를 통한 교통환경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광주와 이천은 김포(검단)~마곡~여의도~사당~양재~성남(수서)~경기광주~이천(부발)노선을 건의한 상황이며, 시민들 역시 지난 10월 국민 청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광주나 이천의 걸림돌은 부족한 사업성일 것이다. 인구수가 적고 호재도 다른 지역에 비해서 떨어지는 만큼 사업성이 충분치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희망이 있는 것은 과거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의 발언이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이전에 GTX-D노선은 급행철도의 수혜지가 아닌 지역에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을 했었고 광주와 이천은 그 지역에 해당한다.


국토부 장관이 바뀐 시점에도 여전히 이 주장을 따라갈지는 미지수이지만 광주시와 이천시는 교통 소외지역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GTX-D노선 결정에 반영이 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위에서 다양한 지자체들의 주장을 살펴보았다. 

주장들을 요약해보자면 크게 GTX-D노선은 두가지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1.     김포~인천~부천~강동~하남~남양주

2.     김포~강서(마곡)~광주~이천


1번 노선은 사업성이 충분하고 인구수 증가가 가파른 수도권 지역을 잇는 노선이며, 2번 노선은 교통의 소외지역을 잇는 노선이다. 둘 중 어떤 노선을 선택할지는 국토부의 결정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물론 저 두 노선이 아닐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광역철도(GTX) 사업의 본질은 ‘수도권 30분 내 출퇴근’을 위해 교통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지역을 최대한 서울의 업무중심지구와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사업성 보다는 교통 소외지역을 최대한 GTX의 수혜 범위 내에 포함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국토부에서 사업성을 택한 결정을 내릴지, 아니면 교통소외지를 줄이는 선택을 할지 두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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