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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분 동안

지도

2021.1.2.13:00~10

by 지숲

약속 시간까지 아직 3분 남았다. 슬기는 또 지각이겠지. 과천역 승강장에 들어서니 슬기가 먼저 도착해 지하철 벽 커다란 지도를 유심히 보고 있다. 5-2에서 만나자니까 또 저 앞에 서있네.

- 웬일로 일찍 왔어?

- 어! 왔어?

활짝 돌아보는 슬기 표정이 밝다.


- 새해다! 새해 복 많이 받아!

- 이제 마흔이네? 너도 새해 복 많이많이 받아라!

가끔 어린 애 같은 구석이 아직 많은데 슬기가 벌써 마흔이라니.

- 봐봐. 저번에 말한 데, 이 루트로 올라가자는 거야.

- 오늘?

- 아니, 오늘은 의상능선 가야지. 다음에. 한국 100명산 지도책이랑 우리나라 전국여행지도 책 샀어. 거기 다 걷자!

올해 첫 산행. 지난해에 이어 북한산에 난 길들을 이어 걷기로 했다. 오늘은 의상능선. 그리고 다음엔 저 루트, 그 다음엔 한국 100명산이랑 우리나라 구석구석... 그래, 슬기야.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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