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10분 동안

전등

2021.01.03.16:04~14

by 지숲

겨울이 되니 집이 본색을 드러냈다. 본색이라 함은 차고 푸른 기운이다. 가뜩이나 추운 계절인데, 하얀 전등이 온 집안을 창백하게 비췄다. 새로 갈아끼워 더욱이 환한 등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적막이 흐르고 밝고 흰 만큼에 반비례해 마음이 자꾸 어두워지려고 했다.

거실 등을 노랑으로 바꾸고 방 구석구석에 노란 스탠드를 설치했다. 어머나! 고요하고 따스한 기운이 섬세하게 내리쬔다. 신기하다. 이게 말로만 듣던 조명의 힘.

겨울에 집에 들어오면 하는 일은 거실의 노란 등 켜기. 다른 방에서 할 일을 할 때도 거실의 노란 등은 잠자기 전까지 밝혀놓는다. 지금도 문틈으로 새어들어오는 노란 빛. 온기에 고마워.

keyword
구독자 25
매거진의 이전글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