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7.07:54~08:04
관성은 아니었을 거다. 아마도 거센 바람이었을 거다. 아니면 빠르게 돌진하는 배가 거스르는 공기층의 저항이었을까? 뱃머리에서 힘껏 뛰어올랐다. 그리고나서 떨어져 다시 발이 바닥에 닿은 자리는 어른 걸음으로 아주 크게 한 걸음 뒤였다. 빗방울이 섞여 몰아치는 거센 바람을 마주하고 서서 몇 차례를 뛰었다. 엉망진창으로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흥분해서 자지러지게 웃어대는 아이들처럼 젖은 바람에 헝클어지는 만큼 웃음이 나왔다. 질세라, 씩씩대며 다시 일어나 뛰고 물러나 떨어지고 다시 일어나 뛰고 물러나길 한참.
24시간이나 되는 여정에서 영화도 두 편을 봤고 2층 침대에 처박혀 뒹굴기도 하고 책도 보다가 일기도 끼적였고, 뱃머리로 나가 뜀뛰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