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드리고 한 달간의 체험, 그리고 프로덕트 낱낱이 살펴보기.
빨래 없는 생활,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의식주컴퍼니 조성우 대표의 집에는 세탁기가 없다고 한다. 세탁기에 건조기가 붙여져서 나오는 세상에 어떻게 세탁기가 없는 주거공간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아마 '원룸 자취의 경험'과 평소에 가지고 있던 '시간을 가치 있게 활용'하고 싶다는 가치관에 대한 반영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주변에 많은 자취러들은 주방을 활용하는 일이 거의 없고 좁은 공간에 빨래를 널어야 하는 그 자체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필자가 최초 런드리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또한 계절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빨랫감이 많아졌고 무거운 이불을 들고 자취가에서 꽤나 떨어진 세탁소를 찾아가기가 버거워 이용을 시작하였다. 이후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앱 서비스 경험을 정리해 보았다.
런드리고의 이용 경험에 가장 편리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할 CTA*버튼이 최전방에 위치한다는 것이었다. 처음 앱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뜨는 화면이 '수거 신청' 버튼이고 이 버튼만 클릭하면 등록된 주소로 수거 및 배송이 가능하다. 다른 버튼 없이 'Start'나 '작동' 하나의 버튼만 있으면 사용자의 시선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살짝 버튼이 플루팅 된 것처럼 느껴지는 쉐도우는 버튼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저 버튼 하나면 너의 빨래 고민은 끝이야!>
CTA란?
Call To Action의 약자로, 사용자의 반응을 유도하는 요소를 뜻하는 마케팅 용어이다. 모바일이나 PC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배너, 링크, 버튼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오늘 밤 빨래하기'과 같은 문장의 UX writing은 시스템 유저의 용어가 아닌, 유저의 생활과 언어, 문장으로 커뮤니케이션했다는 관점에서 제이콥 닐슨(Jacob Nielsen) 10가지 휴리스틱 평가(Heuristic evaluation)의 2번, 시스템과 실제 세상 매치(Match between system and the real world)의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휴리스틱 원문 :
https://www.nngroup.com/articles/ten-usability-heuristics/
수거 신청 버튼을 누르면 생활 빨래나 개별 클리닝, 수선 등 분류 방법을 알려준다. 수거 신청을 누를 때마다 항상 띄워지는 모달인데, 이미 숙지를 한 유저들을 위해 스크롤을 모두 내리지 않아도 버튼을 클릭할 수 있게 항상 보여지는 방식인 플루팅으로 버튼을 구성하였다. 다음 단계에서 배송 주소, 세탁물 선택, 추가 요청사항을 입력하면 바로 수거 신청이 완료된다. 배송에 대한 부분들은 여느 서비스들과 비슷한 사용성을 제공하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배송 페이지에 '결제'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거나 변경할 수 없었던 점이다.
왜 런드리고는 배송, 수거 페이지에 결제수단을 추가하지 않았을까?
1. 결제수단을 선택하는 것도 사용자가 수거 버튼을 누르는 과정에서 딜레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 2. 바로 결제가 이뤄지는 배달 서비스와는 달리 수거하는 과정은 배송이 완료된 후에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점으로 결제 과정은 스킵한 것으로 추측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댑스를 줄여준다는 차원에서 만족스러웠는데 한편으론 결제수단을 사정에 따라 자주 바꾸는 유저들에겐 불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결제 변경 창의 위치
My > 내 정보 > 정보 수정에서 변경이 가능하다. (생각보다 꽤나 번거로웠다.) 등록할 카드를 여러 개 두고 골라서 사용할 수 있다.
세탁물이 도착하면, 인수증이 발급되고 맡긴 빨래의 종류와 진행상태를 알 수 있으며 세탁물 도착 후 잘못 배송되거나 의류의 오염을 한번 더 확인할 수 있게 세탁물의 검수 사진을 별도로 업로드한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1:1 문의하기가 어딜 가나 (전체 페이지에도, 개별 검수 사진에도) 있었다는 것이다. 개별 검수 사진에 있는 바코드 번호가 자동으로 등록이 되어서 빠르게 접수가 가능했다.
세탁물 받은 후
앱 사용성 경험도 좋았지만, 계속 런드리고를 이용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향기'때문이었다. <향기도 배송받으세요>라는 타이틀을 내건 만큼 향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마치 새 선물을 받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런드리고를 이용 한 후에 며칠간은 좋은 향을 맡으며 잠들 수 있게 된다.
잘 나가는 서비스의 경험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어느 것 하나 대충인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