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얼마 동안 허기진 사람처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보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한참 읽다 보면 책은 언젠가 마지막 장에 도착해있고 그림은 어떻게든 그려지는데 글을 쓰는 일에는 이렇다 하게 여길 시원스러운 끝이 없었다. 펼쳐놓은 여러 개 글감 중에 마무리 지은 것은 겨우 한 두 꼭지의 글뿐.
이 허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 생각하니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르고 싶기도 했다. 그러다 이내 이런 허기를 느끼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부정하느라 오는 허기짐은 아니었다. 그거면 됐다.
부족함을 아는 허기진 마음이라면.
모쪼록 오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