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보통의 패션

일상의 평범함이 주는 행복

by 디자인라운지

사는 것이 참 어렵고 힘든 시절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며 사는 것도 힘들고 나를 둘러싼 주위의 모든 것에 다 신경을 쓰고 사는 것도 참 버겁다. 항상 그랬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세상의 빠른 변화를 즐기면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일상에 지쳐서 그냥 쉬고 싶은 사람들 또한 많을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문구가 있다. 바로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문구이다.


큰 기쁨도 슬픔도 없이 그냥 오늘과 같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바로 행복이라는 뜻이다. ‘아주 보통의 하루’는 줄여서 [아보하]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미 영화나 작품으로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있는 사회현상이다. 얼마 전까지 유행하던 [소확행] 과는 또 다른 의미의 행복에 대한 정의이다.


평범함을 생각하는 방식의 전환이고 예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사회현상이다. 그런데 예전과 달리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인해 엄청난 수준의 피로감을 일상에서 느끼고 있다. 남들이 이야기하는 성공에 대한 부러움도 있고, 남들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나의 현실에 대한 부끄러움도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문구에 숨겨진 또 다른 성공의 과시 등을 보면서 우리는 점점 더 힘들어하고 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 활발해졌다. SNS라는 소통의 v방식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휴대폰만 열면 누군가의 자랑질(?)을 강제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슬픈 현실을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가 노력을 해서 얻은 그런 성과들을 일상으로 공유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보통의 사람들은 이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하고 좋은 건지 잘 모르고 살 때가 많다. 누군가 온라인 게시물에 이런 글을 남기 것을 본 적이 있다. ‘오늘 기쁜 일이 생기더라도 곧 나쁜 일도 생길 것을 알기 때문에 차라리 좋은 일이 생기는 기쁨보다는 나쁜 일을 겪는 어려움이 싫다는 내용이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이 그냥 보통의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런 ‘아보하’에 대한 연장선에서 생각해 본다면 우리의 패션은 생각보다 이런 평범함이 더 견고하게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잘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매일 입는 옷을 생각해 보면 진짜 거의 똑같은 옷만 입고 살아가고 있다. 아주 가끔 누군가의 원치 않는 자극에 의해 새로운 시도를 하기는 하지만 곧 예전의 나로 돌아가서 집을 나설 때 회색 티셔츠와 검은색 외투를 걸치고 있을 것이다. 잘들 생각해 보시라.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패션에 대해서는 우리는 ‘아보하’의 트렌드를 원래부터 잘 지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패션에서 몸에 익은 루틴이 있으니 마음가짐과 생활 습관만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면 우리는 아주 보통의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보통의 패션도 유행과 트렌드가 있기는 하다. 아주 약간의 변화를 반영해서 디테일의 변화가 있다. 레깅스를 예로 들면 처음 레깅스가 유행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몸에 딱 달라붙는 핏의 레깅스가 거의 전부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핏이 와이드 하거나 부츠 컷의 레깅스도 꽤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정말 많이 입는 청바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스키니핏 또는 일반적인 레귤러 핏의 대세가 지나고 와이트 핏이 지난해에 유행을 하고 있다. 아주 진부한 교과서 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면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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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똑같은 옷만 입는다고 불평하기보다는 매일매일 보통의 룩을 잘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아주 보통의 하루가 주어진다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한다. 평범한 옷과 평범한 일상의 루틴이 우리의 평범하고 소중한 하루를 지켜준다고 말이다.


이런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잔잔한 변화를 꿈꾸고 싶다면 암…. 평소에 눈여겨보던 패션 브랜드의 매장 쇼룸에 전시된 착장을 그대로 똑같이 입어 보시라.. 이렇게 전시된 착장은 전문가가 나름 고민해서 제시한 룩으로 우리 평범한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구매하라고 예를 들어준 것이기 때문이다.


지치고 힘들 때 한번 시도해 보시라 일상에 큰 웃음을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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