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수술 (자궁 적출 수술 후기 2)

자궁 적출 수술 후기 (수술 당일 날 이야기)

by 지지 zizi



자궁 적출 수술 후기 - 수술 당일 : 수술 전


아침 8시 첫 번째 순서로 수술을 하게 되어 미리 준비를 하라고 안내받았다. 6시쯤 깨워 열이 있는지, 혈압은 괜찮은지 봐주시고 속옷을 탈의했는지까지 확인하고 가셨다. 7시 반쯤 수술장으로 데려가주실 분이 오셔서 이동식 침대에 옮겨 몸을 뉘었다. 입구까지는 엄마와 함께했는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사진도 몇 장 남겼다. (선명하게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이때 내가 브이를 했나 보다. 나중에 동생이 그 사진을 누가 수술하기 직전 사진으로 알겠냐고 놀렸다.)


수술 대기실로 들어가기 전 "딸, 잘하고 와" 나지막한 인사와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넘겨주던 손길이 기억난다. 대기실에는 나보다 먼저 와서 준비하고 있던 사람들의 미세한 숨소리, 이동식 침대와 휠체어 끄는 소리 그리고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간호사의 목소리만 존재했다. 내 차례가 되어 장신구는 없는지 속옷은 탈의했는지 등을 한번 더 확인하고 분홍색 모자를 씌워주셨다. (둘러보니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은 파란색, 환자들은 분홍색을 쓰고 있었다.) 내 담당 간호사로 보이는 분이 친절하게 이제 수술장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설명을 해주셨고 곧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장면들이 펼쳐졌다. 침대에 누워있으니 자연스럽게 천장과 조명 등만 보이고 주변의 의료기구들이 스쳐 지나갔다. 이렇게 큰 수술이 처음이라 그랬는지 긴장을 하기보다 와 진짜 드라마에서 보던 그 장면이네 란 생각만 떠올랐다.


수술 침대로 옮겨지고 분주하게 움직이던 간호사들. 그중 한 분께서 산소마스크입니다. 심호흡을 크게 하세요. 일러주셨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고~ 두 차례 반복한 것이 수술 전 내 마지막 기억이다.




자궁 적출 수술 후기 - 수술 당일 : 수술 후


글을 쓰려고 보니 마취에서 깨어나 정신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돌아왔을 때의 고통이 떠오른다. 극심한 배와 허리에 통증.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팠다. 그렇지만 정신이 없던 와중에도 복강경 수술을 먼저 했던 선배님(?)들이 알려준 호흡법을 시작했다. 코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입으로 내뱉었다. 쓰으으읍 후 우우우우, 쓰으으읍 후 우우우. 뭔가 나아지는 느낌은 그 당시엔 없었지만 선배님들의 조언을 믿어야지. 간호사님께서도 2시간 정도는 잠들지 말고 계속 호흡해야 한다고 알려주셔서 계속 숨을 쉬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잠이 들곤 했다. 잠든 것도 몰랐는데 유경아, 일어나. 아직 자면 안 돼. 엄마 목소리가 들린 걸로 보아 계속 잠이 들었나 보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2시간 지났어. 소리에 잠이라는 바다에 풍덩 뛰어들었다.


수술날은 하루 종일 잠민 잔 것 같다. 밀려오는 파도를 막을 길이 없듯이 잠이 계속해서 쏟아지는데 자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정말 잠만 잤다. 수술 후 통증을 줄여주는 무통주사를 함께 맞았는데 고통이 심해지면 셀프로 주입할 수 있었다. (버튼을 꾹 누르면 많은 양이 한 번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 주사는 나와는 맞지 않았는지 중간에 구토를 한 번 했고(먹은 게 없어서 끈적한 액체만 나왔....) 바로 주사를 멈추었다. 대신 따로 진통제를 놔주셨는데 한결 아픔이 덜해 이틀 동안 총 3번을 맞았다. (여기서 교훈. 아프면 참지 말고 진통제를 맞읍시다!) 특히 다른 곳은 차츰 나아졌지만 허리는 고통이 점점 심해져 진통제 없이는 견디기가 힘들 정도였다.


가스통 (수술 시 주입한 가스가 다 빠져나오지 못해 겪는 아픔) 은 없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대부분 어깨가 그렇게 아프다고 한다.) 그게 허리로 올 수도 있다는 얘길 들었다. 그저 병원 침대가 불편해서 그렇구나 했는데 아닐 수 있다니... 뭐가 되었든 병원에 있는 동안 가장 불편한 것은 끊어질듯한 허리 통증이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금식을 해야 했어서 물만 마셨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잠을 자는데 써서인지 배고픔도 느끼지 못했다.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회진 때 "아마 2~3일은 묵직하고 뻐근한 느낌이 있을 거예요. 수술은 잘 되었고 내일모레 퇴원하는 걸로 합시다!" 밝은 표정으로 말씀해 주셔서 한결 마음이 놓였다. (사실 이때까지도 잠에서 다 깨어있진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옆에서 돌봐준 엄마에게 다시 한번 무한 감사를 전한다.




수술 이 후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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