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적출 수술 전 가족,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이 정도 큰 수술은 처음이기도 하고 자궁적출이라는 단어가 너무 폭력적이기도 해서 어디가 아프냐 무슨 수술을 하냐는 물음에 대충 얼버무려 대답을 했다. 게다가 가까운 이들에게 제대로 된 대답을 하면 적잖게 놀라며 서둘러 위로를 건네어서 더 대답하기가 어렵기도 했다.
내가 누군가를 걱정하는 것은 괜찮지만 남에게 걱정을 안겨주는 건 싫은 성격 탓일까? 웬만해선 큰 일들도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물론 어느 정도 그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사실 이번 수술도 두 번의 출산으로 더 이상 출산은 하지 않을 것이고 아직 암 단계는 아니라 난소와 나팔관에는 영향이 없고 개복 수술이 아닌 복강경이라 아마 회복도 빠를 것으로 보여 걱정할 부분은 딱히 없었다. (게다가 조금 이르긴 하지만... 생리를 안 한다고...? 러키비키잖아!!!)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진심으로 해주는 위로와 걱정에 오히려 내가 괜찮다고 걱정 말라고 당부의 말로 안심을 시켰다.
하지만 딱 한 사람. 나보다 나를 더 걱정할 것이고 심지어 이 소식을 접하면 무척이나 상심하고 힘들어할 것이 분명한, 그래서 오히려 내가 더 걱정할 것 같은 사람. 엄마. 예상 반응으로는 아이고 어쩌냐, 아직 나이가 어린데 어쩌면 좋냐, 다른 방법은 없는 거냐, 다른 병원을 더 다녀봐라 등등 (실제로 예상 100% 적중) 안 해도 될법한 걱정까지도 더해 괴로워하시리라 생각했다.
수술이 확정되고 아 이제 자궁은 없는 거구나, 수술하면 아이들은 어쩌나 하는 고민보다 엄마에게 언제 어떻게 말을 할까... 가 더 큰 고민이었다. 걱정에 잠을 못 이루고 잘 드시지도 못하실 텐데... 동생과 상의 끝에 최대한 수술 날짜가 가까워졌을 때 이야기 하기로 결정했다. 수술 전 마지막 진료를 받으러 가면서 살짝 이야기를 했는데 역시나 예상 반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좋지 않은 세포를 너무 오래 가지고 있었고, 언제 암이 될지 모르니 지금이 적기다. 건강할 때 빨리 하는 것이 회복에도 좋고... 등등 여러 가지 좋은(?) 면을 설명하며 진정을 시켰다. 다행이도 엄마는 좋은 방향으로 받아들여주었고 내 걱정은 기우였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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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했는데 너무 많은 이들이 나의 건강을 염려해 주고 연락까지 해줘서 진심으로 고마웠다. 그리고 한편으로 나는 누군가의 건강 이상 소식에 이렇게나 걱정을 해 줄 수 있을까? 반문해 보았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내가 좋은 사람이라 그렇다고들 하는데, 나는 과연 그런 사람일까... 이 글을 쓰는 오후 일곱 시,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 건강하길 바라며... 수술 결과가 좋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