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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국보다 낮술 Jun 21. 2017

익명의 거리, 뉴욕에서 일주일 #16

Toby's Estate, 윌리엄스버그


브루클린을 정처 없이 헤매다가 커피가 급해졌다.











영화 '인턴'에 나오면서 유명해졌다는 Toby's Estate.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로 꽉 찬 실내에는 직접 볶는 커피 향이 사람들 사이로 짙게 스며들고 있었다. 꽉 찬 테이블 주위를 서성이길 20여 분 만에 단체석 한쪽에 앉고 나니 과연 윌리엄스버그의 핫플레이스라는 사실이 실감 났다.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낮부터 들이킨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맥주 때문인지, 가게를 가득 메운 사람들의 열기 때문인지 차가운 커피가 필요했다. 뉴욕 3대 커피가 어쩌고 저쩌고 해서 큰 기대를 가지고 한 모금 주욱 삼켰다. 하지만 가게를 가득 뒤덮은 커피 향과는 달리, 산미도, 커피의 진 맛도 깊게 느껴지지 않았다.

차가워서 그런가? 아직 맥주의 입맛에서 돌아오지 못한 둔한 혀 탓인가?

오 교수가 주문한 따듯한 커피를 마셔봤지만 느낌상 큰 차이가 없었다.


'차건 따뜻하건 맛이 없는 것은 원두의 품질과 로스팅 때문이다'

라는 바리스타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그리고 기대 없이 마셨다가 매료된 쟈니의 커피가 떠올랐다.

'그래, 여기가 맛이 없다기보다는 쟈니의 커피가 아직도 미각을 지배하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하자'

 

차가운 커피 한 잔에 윌리엄스버그에서의 모든 기분을 걸건 아니라고 마음먹으니 비로소 윌리엄스버그의 여유가 찾아왔다.





















Camera  :  Minolta TC-1 / Leica M9 / Leica M-Monochrom (ccd) / iphone 6

Lens  :  35mm Summicron 4th / 50mm Summilux 4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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