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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문수 Apr 17. 2022

미래지향적 인간

사람은 수시로 변한다. 


누군가는 “사람 쉽게 안 변해.”라거나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야.”라며 그의 한결같음을 꼬집는다. 




사람은 초 단위로 변한다. 


변하지 않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그를 보는 우리의 관점이다. 


어떤 사람이든 내게 이로운 방향으로 변해주기를 우리는 한결같이 갈망한다. 


때문에 그의 변화가 가진 방향이 우리가 원하지 않는 쪽이거나 우리의 이목을 끌지 않을 만하다면, 


우리는 그 변화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더라도 무시해버린다. 


어쩌면 그의 변화가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 인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사람으로 태어나 사는 이상 한 가지 전제는 분명하다. 


사람이 해내려는 모든 변화는 내면에서 시작한다. 사소한 변화라 할지라도.




언젠가부터 나 자신을 미래지향적 인간이라고 소개한다. 


과거에 절대 붙잡히려 하지 않으며, 현재에 기를 쓰며 하는 모든 일은 오로지 미래를 위한다. 


과거에 잘못했던 일들은 언제나 되새기며 또 저지르지 않도록 하지만, 


잘했던 일이나 추억거리로 삼을 만한 것들에는 매정하다. 


사진을 쉽게 지운다. 현재에 지극히 충실하다. 


불확실한 미래에 확신을 갖는다. 


‘나는 노력한다. 노력을 멈추지 않을 자신이 있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떻게 보면 이런 미래지향적 태도가 ‘자신감 넘치게 꿈을 이뤄가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제대로 알아야 한다. 


현재에서 제시할 수 없는 근거(성과)로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망상이나 도박에 가깝다. 


나는 얼마 전에 직장을 다니다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그러고는 돈 안 되는 일이 돈이 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며, 돈은 안 벌고 방구석에서 전전긍긍이다. 


나는 인생을 건 도박을 하고 있다. 나이 서른이 되도록 지금 하는 일로 돈을 벌지 못하면, 


취업 준비도 경력도 없이 4년을 백수로 산 쓸모없는 인간이 된다. 


그 시점에 가면 한마디로 인생 망하는 거다. 


그에 더불어 직장을 다니며 모아둔 돈으로 4년을 버텨야 한다. 


알바라든가 다른 일과 내 일을 병행할 자신이 없다. 내가 가진 에너지는 그렇게 크지 않다. 


지출이 생기는 친구들과의 만남과 여가 시간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나 자신을 벼랑으로 내몬 거다. 


‘내일은 더 나아질 거다.’라며 최면을 건다.




적어도 어제보다는 나은 사람이 되려고.     


                                                                                                                                                          22. 0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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