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하루

오늘도 삐진 엄마와 아들

by 류하


여덟 살 아들 말발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

에라 모르겠다

방으로 쏙.

엎드려 누워 심각한 표정으로

핸드폰 게임에 집중한다

낼모레 마흔을 앞둔 어른이의

저녁 일상이란

이러하다.


당신의 실소를 머금고

한층 더 뻔뻔해지기로 한다.

다 지멋대로인 세상

나도 오늘은 삐딱하게.

보란 듯이

어쩌라고

흥 칫 뿡.


저녁 한 나절을 그렇게

내 멋대로 하고 나니

쌓인 울분이 안개 걷히듯 흐트러졌나?

퉁퉁거리며 이불속으로 사라진 아들 옆에서

"절대 절대 안 열리는 잼뚜껑"

내 목소리에-


아들의 얼굴이 이불 밖으로 쏙.

"너라면 어떻게 열래?"

"비행기에서 던지고 아래에 그릇을 둬서 잼을 받을래!"

그렇게 안 열리던 잼뚜껑이 열리고

냉랭했던 우리 사이는 이불보다 부들부들해지고

아들은 슬쩍 또 다른 책을 툭.


이렇게 우리의 저녁이

지나간다,

포근함이 하루를 덮는다.


"오늘도 푹 자겠지?"

"그럼,

푹 잘 거야."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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