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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4). 현기증

사진 : undlash

by EON



현기증

-강기태 (NT형)-



두 눈을 감으면 암흑뿐이다.

그래서 살짝 눈을 뜨면 빛을 볼까 내심 기대하지만


여전히 칠흑 같은 깜깜한 어둠뿐이다.


하지만


잠깐이라도

아주 잠깐이라도 몸을 일으키면


지치고 지쳐 오랫동안 누운 몸을

아주 잠깐이라도 일으키면


우습게도 현기증 때문에 핑 돌아서

눈에 살짝 밝은 색이 비쳐온다.


빛이란 그런 것이다.

희망이란 그런 것이다.


소중한 친구여

잠깐만 몸을 일으켜다오


어쩌면 그 한번의 일으킴이


빛 사이로 걸어가는 네 모습을 보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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