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엄마는 최근에 언제 행복하다고 느꼈어?
: 글쎄, 뭐 매일이 행복하지
: 아니 구체적으로 말이야. 구체적으로. 구체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낀 순간.
: 음...
/ 나이가 드니깐, 좀.. 감정을 느끼는 일에 무뎌지는거 같아. 감정의 경계가 모호해진다고 해야하나.. 이제는 감정에 휘둘리는 때는 지나고, 기쁜일이 있어도 막 감정에 들떠서 끝까지 올리려 하지도 않고, 속상한 일이 생겨도 바닥 끝까지 내려가 슬픔에 깊게 잠기지 않고 말이야. 감정의 주체가 되어가는거지. 살아보니까, 행복도 슬픔도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거야.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때, 우리의 삶이 더 유연해질 수 있는 것 같아. 내가 정말 행복하다고 느낄 때에도, 내게 또 다시 슬픔이 찾아 올 수도 있을 거란 생각으로 말이야. 이 행복이 유지 되길 바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거지.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해봐. 행복을 느끼려고 억지로 애쓰지도 않고, 슬픔이 찾아와도 외면하지 않고서 말이야.